[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축일, 크리스마스 하면 보통 허름한 여인숙 마구간과 구유의 아기예수를 상상한다. 그러나 예수가 태어난 곳은 베들레헴의 마구간이 아닌 농가의 게스트룸(손님방)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복음주의 신학자로 전 세인트존스 신학대학 학장이기도 했던 레브 이안 폴은 예수 탄생에 대한 전체적인 이야기가 신약성서를 잘못 읽은 것에 기초하며, 고대 이론을 따졌을때 예수는 마구간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은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서 그리스어 단어인 ‘카탈루마’(kataluma)가 대개 ‘여인숙’으로 번역이 되는데 이는 사실 가정집의 응접실 정도에 사용되는 단어이며 같은 단어가 최후의 만찬이 이뤄진 ‘윗방’(upper room)의 의미로도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요셉과 마리아가 머물렀던 카탈루마는 여인숙이 아니라 한 가정집 손님방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대부분의 가정이 방이 하나인 집에서 살았고, 칸이 구별돼 밤엔 아래칸에 가축들을 집안으로 들이기도 했고, 뒤쪽 방이나 지붕위 공간들이 손님들을 위한 방이 되기도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가족이 거주하는 공간은 대개 바닥이 파여있고 짚으로 채워져있어 동물들이 생활공간에서 함께 밥을 먹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런 것들을 근거로 예수는 마구간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동물들이 함께 있었던 농가의 낮은 층에서 태어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외지인이 아닌 친척들만 집에 머무르게 했던 1세기 팔레스타인 관습에 비추어 보면 이미 먼저 도착한 친척들이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같은 해석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1584년 스페인의 철학자인 프란시스코 산체스 데 라스 브로사스는 비슷한 주장으로 이단으로 몰려 종교재판을 받고 감옥에 투옥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신학자들 사이에서 카탈루마가 실제 여인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거듭 제기됐다. 폴은 지난해 이런 잘못된 주장에 대해 글을 쓰기도 했으며 올해 다시 블로그에 이 글을 올렸다.

폴은 이같은 재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크리스마스 이야기에서 예수는 슬프거나 외롭지 않았고 우리의 동정심이 필요하거나 말 구유와는 거리가 멀었다”며 “그는 가족들과 방문한 친척들의 중심에 있었고 우리의 주의를 요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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