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지도자 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있다.[신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지도자 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있다.[신화]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가 경제협력이란 당초 의제를 넘어 미국 중심의 글로벌 체제에 대항하는 수단으로 외연을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있다.

24일(현지시간) 남아공에서의 정상회담 일정을 마무리한 참가국 정상들은 내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이란, 이집트, 아르헨티나, 에티오피아 6개 국가를 회원국으로 포함시킨다고 밝혔다.

신규 회원국 가입을 주도한 시 주석은 “역사적인 확장을 환영한다”며 “이것은 브릭스 협력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브릭스의 확장은 신속한 신규 회원 추가를 강력히 주문한 시진핑의 승리”라고 말했다.

밍 진웨이 정치 평론가는 워싱턴포스트(WP)에 “이번 정상회담으로 미국과 그 동맹에게 ‘중국은 전 세계에 친구가 있기 때문에 중국을 견제하거나 억압할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언급했다.

앤드류 스몰 독일 마샬펀드 선임연구원도 시 주석의 연설에 대해 “미국의 동맹체계와 미국이 지배하는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정면 대결이자 개발도상국의 무역을 위한 대안체제 구축을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릭스 신규 회원국의 면면을 살펴보면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 미국에 충격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중동의 오랜 미국 우방이자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대표적이다. 사우디는 최근 몇년 동안 미국의 중동 관여 축소 정책에 불만을 품고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펴고 있으며, 석유 생산 외에 산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앞서 사우디가 이란과 관계 정상화를 이루는데 중재자 역할을 하며 국제정치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또 사우디에 경제적 투자도 지속하는 등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UAE 역시 미국의 안보 보장을 받으면서도 러시아와 중국 모두와 친분을 맺고 있다. 특히 두바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를 피하려는 러시아 부호들이 대거 몰려온 곳이다. UAE 부통령이자 두바이를 통치하고 있는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는 “브릭스 가입으로 세계의 남북과 동서를 연결하는 국가로서 UAE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 최대 에너지 공급국들이 브릭스로 편입되면 무역에서 달러의 지위가 축소되고, 대체 통화가 부상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집트 역시 최근 몇년간 경제에서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해오고 있다. 이집트는 미국의 원조를 가장 많이 받는 국가 중 하나지만 최근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이집트는 브릭스 내 이집트 통화로 거래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브릭스 회원국들로부터 투자 유치도 희망하고 있다.

하산 알하산 국제전략연구소 중동정책 연구원은 “사우디, UAE, 이집트는 브릭스 가입으로 글로벌 주도권을 얻고자 한다”며 “미국과의 전략적 안보 파트너십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본인들 국가 이익에 따라 사안별로 연합을 구축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은 앞으로도 브릭스를 통해 개발도상국을 더욱 포섭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신보 중국 푸단대 교수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무역 갈등으로 주요 7개국(G7)에 집중하는 반면 신흥시장이 속한 G20에는 소홀한 틈을 타 브릭스가 더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th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