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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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의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이 올해 상반기 각각 22.4%와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로 외국산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중국 기업의 접근 차단이 숫자로 확인된 것이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제재 이후 중국의 기술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 정책과 견제의 효과가 가시화 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 기술기업들은 당장 수급이 가로막힌 반도체와 장비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중국의 AI서버 생산업체인 인스퍼(Inspur)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AI 서버 제작과 실험실 및 기업용 첨단 AI 개발장비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쓰이는 반도체 공급이 빠듯하다고 알렸다. 인스퍼는 반도체 수급 악화로 상반기 수익이 30%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메모리반도체 중국 1위 기업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역시 미국의 제재로 발목이 잡혔다. 천난샹 YMTC 회장은 6월 말 상하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장비 공급업체들에게 “YMTC는 합법적으로 구매해온 부품을 더 이상 조달할 수 없게 됐다”면서 “부디 그 장비들을 다시 구매할 수 있는 공정한 규정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 발표 이후 중국의 반도체 수입은 특히 주요 반도체 제조국에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집계된 중국의 반도체 수입 감소분 중 대만이 차지한 비중은 40%에 달했다. 또한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한국으로부터의 반도체 수입도 전체 감소분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중국 YMTC 본사의 모습 [YMTC]
중국 YMTC 본사의 모습 [YMTC]

WSJ는 “전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중국 경제가 둔화된 것도 반도체 수입 감소의 배경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첨단반도체 수급이 차단되면서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2017년 오는 2030년까지 AI 연관 산업을 10조위안 규모 시장으로 키워 미국을 넘어서는 글로벌 AI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중국 기업들이 최첨단 반도체를 사용하지 못하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들은 AI 플랫폼 개발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중국이 기술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대 관건은 첨단반도체 기술의 내수화 여부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가 중국 자체 기술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큰소리 치고 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최근 국영 HGTECH그룹의 자회사인 우한화공레이저엔지니어링이 자국산 핵심 부품만을 사용해 처음으로 고급 웨이퍼용 레이저 절단장비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반도체 장비 자체 개발은 미국의 ‘기술 봉쇄’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의 진전은 결국 미국과 동맹국에게 다시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 전문가들은 최첨단 반도체 및 장비의 경우 중국이 자체적으로 대안을 개발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에밀리 벤슨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국제무역 부문 선임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통제로 중국에서 특정 제품을 만들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거나 비용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대중 제재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려면 중국의 기술 내수화 노력이 가속화되는지부터 두고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