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유명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점원 A 씨는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둔 23일 이른 아침 수십 개의 케이크 상자를 쌓아놓고 고민에 빠졌다. 평소보다 10% 가량 비싸진 케이크를 남은 이틀 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케이크부터 전시했지만 아파트 어귀에 위치한 매장이라 전량 판매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A 씨는 “케이크는 시즌에 재고가 남아도 연말까지 꾸준히 팔린다”면서도 “시즌이 지나면 비싼 가격에 다소 불만을 표출하는 고객들도 많다”고 말했다.

최근 유통가의 크리스마스 한정 이벤트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전과 다를 것 없는 제품에 포장이나 장식만 더해 적게는 10%, 많게는 평소의 2배, 3배 가격으로 판매하는 업체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제과업체의 경우는 케이크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더해 평소보다 1만원~2만원 가량 비싼 가격에 케이크를 판매한다. 한 커피전문업체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4만원을 넘는 케이크를 선보였고, 고급호텔의 경우 기존 케이크에 장식만 하나 얹어 2만원 이상의 가격을 더 받기도 했다. 대부분의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업체는 기존 케이크 중 가장 비싼 가격으로 크리스마스 케이크의 가격을 설정했다.

화장품 업계 역시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리고 있다. 기존에 판매하던 제품과 같은 제품을 용기만 바꿔 ‘크리스마스 세트’ 등의 이름을 붙여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한다.

한편 일부 소비자들은 이런 업계의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이용해 가격질서를 교란하기도 한다. 스타벅스의 경우 매 해 크리스마스마다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14잔의 일반 음료와 3잔의 크리스마스 음료를 구매하고 프리퀀시 스티커를 모아 다이어리와 교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다이어리가 몇 년간 마니아들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받으면서 온라인 중고판매 사이트에는 스티커를 ‘5개에 만원’ 등의 방식으로 판매하겠다는 사람까지 등장하고 있다. 일부 마니아들은 “5만원 가량을 지불해야 다이어리 하나를 받을 수 있는데, 중고판매상 때문에 다이어리의 값어치가 떨어졌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또 일부 업체에서는 재고 물량이 늘어나 해를 넘기고도 이벤트 상품을 다 팔지 못해 기존에 비쌌던 제품을 염가로 내놓는 경우가 많아 일부 소비자들은 “1월이 되면 반값에 나올 것”이라며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

소비자단체들은 “크리스마스, 빼빼로데이마다 시즌 한정 이벤트가 등장해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일은 흔하다”며 “단지 포장이나 장식만으로 가격이 비싸졌다면 이는 포장비를 소비자에게 전가한 것이기 때문에 시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