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경대응·中 등돌린땐 치명적

이번 소니 픽처스 해킹 사건은 북한 사이버 전력의 괄목상대한 성장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무대가 됐다. 하지만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이 본격 대응에 나서고, 계속된 북한의 도발에 피로감을 느낀 중국이 등을 돌릴 경우 치명적인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21일(현지시간) 소니 해킹 사건으로 김정은 정권이 핵전쟁 뿐 아니라 사이버전쟁까지 치를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대외적으로 선전했다고 분석했다.

사이버 전력은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김 위원장에게 핵미사일보다 강력한 신무기가 될 것이라는 게 통신의 지적이다.

실제 북한은 3000명 규모의 사이버 전담 부대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정찰국 121국’으로 알려진 사이버부대는 김일성종합대학교 등에서 선발한 전문가들을 전문 해커단으로 양성해 사이버테러를 기획ㆍ실행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이래 이들을 중심으로 한국에 가한 6차례의 사이버 공격은 7억8000만달러(약 8576억원)의 피해를 유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에 “북한이 이 같은 위협을 가한 적이 없었다”면서 “이제 북한의 위협을 단지 말뿐이라고 치부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북한 해킹 기술뿐 아니라 일반적 공격력에 대한 우려가 많아졌다”면서 “북한이 끔찍한 위협이라는 인식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수십년 간 핵폭탄, 탄도미사일, 장거리포 개발 등을 통한 재래식 전쟁에 열을 올렸지만, 최근 몇년 동안 엘리트 해커단을 비대칭 무기의 하나로 올려놨다”면서 “김 위원장이 자신의 지도체제 아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결국 불리한 쪽은 북한이다. 쿠바와 53년 만에 국교 정상화를 추진 중인 미국이 대북 공세에 힘을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까지 북한에 등을 돌리면 김정은 정권은 고립무원에 빠질 수 있다. 미국이 사이버공격 차단을 위해 중국 측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인데다, 최근 중국에선 북한에 대한 분노까지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중국 국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에서 벌어진 북한 관련 ‘공개 설전’과 북한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3주기 추도행사에 중국 지도자를 초청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북중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왕훙광 인민해방군 예비역 중장은 환구시보에 북한을 “붕괴를 향해 나가는 다루기 어려운 동맹”이라며 “지원할 가치가 없다”고 주장, 중국 내부에 대북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줬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