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10년 만에 SK하이닉스에 점유율 역전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패권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마이크론은 소폭 주는 것에 그쳐 상대적으로 전체 점유율을 키웠다. 이 여파로 10년 만에 SK하이닉스를 꺾고 D램 순위 2위로 올라섰다.
2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 매출이 약 23억1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직전분기보다 31.7% 급감한 수치다.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ASP)이 모두 15% 이상 하락해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1분기 시장 점유율은 23.9%이다.
마이크론은 D램 과점 3대업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중 유일하게 출하량 증가를 기록했으나, 매출이 직전분기보다 3.8% 가량 감소했다. 매출은 27억2200만달러로, 시장 점유율은 28.2%를 차지했다. 마이크론은 과점 3대 업체 중 유일하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SK하이닉스를 앞질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매출이 각각 직전분기보다 24.7%, 31.7% 가량 대폭 감소했다.
트렌드포스 자료에 따르면 앞서 마이크론은 2013년 4분기에 28.7%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SK하이닉스(23.8%)를 앞지른 바 있다. 햇수로 10년만에 SK하이닉스를 제친 것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41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신규 출시 제품 주문 감소로 출하량과 ASP가 모두 떨어져, 매출이 모두 직전분기보다 24.7% 감소했다. 다만 D램 시장 점유율 43.2%를 차지하며, 글로벌 선두 자리를 지켰다.
현재 3대 업체는 모두 감산에 돌입한 상태이며, 올해 2분기 예상 설비 가동률은 삼성전자가 77%, 마이크론이 74%, SK하이닉스가 82% 수준이다.
트렌드포스는 “급격한 ASP 하락으로 올해 1분기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수익성이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당사 초기 예측이 실현됐다”며 “D램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적자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D램 시장이 악화되면서, 업계에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순위 뒤바뀜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투자를 올해 줄이면서 적극적인 감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 둔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올해 시설투자 50% 이상 축소와 감산 등을 예고했다. 마이크론은 경영 여건 개선을 위해 2023년 시설투자(캐펙스)를 지난해보다 40% 이상 감소시키기로 했다.
반면 중국이 최근 마이크론에 대해 ‘구매 중지’라는 첫 제재를 가해 향후 D램 순위 재변동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미국 하원의 마이크 갤러거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이 “마이크론의 중국 내 공백을 한국 기업들이 채울 수 없도록 하라”고 주장했지만, 중국이 마이크론 물량 일부를 SK하이닉스 등으로 대체할 경우 마이크론에 재역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대로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박사는 한국산 메모리 판매마저 제동이 걸릴 경우, SK하이닉스는 3~5% 수준 D램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다만 이같은 순위 변동이 일시적일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D램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칩을 저렴하게 팔게 되면서, 기업마다 판매 전략을 달리 해 특정 기업이 자제하다보니 시장 점유율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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