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토익 등에서 화장실 이용 제한 완화·폐지 추세”
“급히 화장실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 겪을 피해 중대해”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공무원 시험 필기고사 도중 응시자의 화장실 이용을 제한하는 건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2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이 사건 진정인은 A교육청이 주관하는 지방 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에서 응시자들이 시험 도중 급히 용변을 볼 일이 발생하더라도 화장실 이용이 금지돼 있고, 배탈·설사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시험장 재입실이 불가능해 사실상 시험을 중도에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A교육청은 인권위에 “화장실 이용 제한은 부정행위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고 다른 응시자들의 시험 집중력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응시자의 화장실 이용을 허용할 경우 필요한 감독 인원의 추가 확보도 어려워 현행과 같은 운용방식이 불가피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시험 중 화장실 이용을 제한한 A교육청의 행위는 헌법 제10조에서 보호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과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행위”라며 진정인의 손을 들어줬다.
인권위는 자신들의 권고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토익시험, 공무원 임용시험 등에서 화장실 이용 제한이 완화·폐지되는 추세라며,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험 중 응시자의 화장실 이용 허용 여부가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핵심적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감독 인원 추가 확보가 어렵다는 교육청 주장에 대해서도 “이 사건 시험 응시자의 규모(1000여 명 미만) 및 시험 응시자에 대한 인권보호 효과에 비추어 볼 때, 인권침해 상황을 감내하도록 할 만큼 중차대한 이유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시험의 공정성과 다른 수험생 보호 등 응시자의 화장실 이용을 제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용은 막연하고 제한적인 반면, 급히 화장실을 이용하고자 하는 당사자가 겪을 피해는 중대하며 구체적이라는 설명이다.
인권위는 “A교육청에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 응시자들이 필요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현행 시험 운용방식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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