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질환으로 여겨졌던 이명이 청·장년층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이명은 외부의 음원자극이 없는데도 고주파음, 매미 울음소리, 기적음 등 다양한 소리가 들리는 청각질환으로 단순히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게 주된 증상이나 당사자에겐 우울감·불면증을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명음 강도가 심할 경우 청음 명료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이명은 흔히 노인성난청과 함께 자연스러운 퇴행성질환의 하나로 인식됐지만 현대사회가 산업화되면서 환자 연령층이 다양해지는 추세다. 발병 연령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특히 사회에서 왕성하게 활동해야할 20~30대 청년층이 이명으로 업무에 지장받고 심신이 건강하지 못하면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현재 청년 이명환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1~2013년 질병행위통계자료를 살펴본 결과 20~30대 이명 환자는연 평균 4만8천여명을 육박한다. 2011년 5만794명에서 2012년엔 4만8천521명으로, 지난해엔 4만5천491명으로 늘고 있었다.유종철 청이한의원 원장은 "청년 이명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 소음, 과로 등 다양한 측면에 의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이들 원인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스트레스'다.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 경제적 빈곤, 열정페이 등 청년들이 직면한 현실문제를 생각해 봤을 때도 이는 공감가는 지적이다.유종철 원장은 "이명의 원인은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가 발병 원인이 되거나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연구는 해외에서 이미 상당수 존재한다"며 "이들 연구는 발병 메커니즘을 혈액순환장애, 자율신경실조증, 면역기능 교란 등 전신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될수록 건강 전반은 치명적인 악영향을 받는다. 강도 높은 스트레스는 호르몬 분비, 혈액순환, 소화기능, 자율신경, 맥박 등 생리기능 전반에 문제를 일으키고 항온성까지 고장나게 한다. 만병의 근원인 셈이다.유 원장은 "스트레스가 심하면 안면부와 흉부에는 열이 집중되는 반면 사지 말단부위의 체온은 저하돼 머리는 뜨겁고 하체는 차가운 '상열하한'의 병리적 상태에 빠지게 된다"며 "이명뿐만 아니라 두통, 어지럼증, 심혈관질환, 냉증 등 원인불명의 질환의 원인으로 스트레스가 지목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이명을 극복하려면 청각기관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로 문제된 생체기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최근에는 영양치료와 내과 및 심리학적 치료법을 시도하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다. 심신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한방치료도 이명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추세다.한방의료기관에서는 이명을 오장육부의 불균형으로 전신의 기혈순환과 신체기능에 장애가 생긴 질환으로 본다. 인체의 부족한 기운은 보강하고 항진된 기능은 낮춰 균형을 맞추는 '보사법'의 원리를 적용한 침술, 생약에서 추출해 청각세포의 재생을 돕는 '약침치료' 등이 대표적이다.청이한의원에서는 스트레스로 생긴 열독을 해소하고 장부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청이단'(淸耳丹)을 처방한다. 이 한약은 조구등, 백질려, 녹용 등 약재가 주성분이다.유종철 원장은 "앞으로는 전신질환 개념에서 출발한 통합치료가 이명치료의 새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스트레스로 손상된 내과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료계의 관심과 연구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재진 director@heraldplu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