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주말 벚꽃의 향연을 즐기는 시민들 사이로 ‘사쿠라(櫻·일본어로 벚꽃)는 일본 꽃’이라는 팻말을 든 남성이 등장했다. 벚꽃 명소로 알려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쿠라는 일본 꽃이라며 시위하는 남자’ 등 제목으로 석촌호수공원을 촬영한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서 남성은 하얀색 상·하의와 모자, 신발, 마스크 등으로 온몸을 꽁꽁 싸맨 채 ‘벚꽃축제는 완전 미친 짓’이라고 적힌 팻말을 목에 건 채 시위하고 있다.
남성이 들고 있는 깃발엔 ‘日(일)편단심 사쿠라?’ 등 내용도 적혀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에 히틀러를 닮은 콧수염을 합성하고 배경으로 일본 전범기를 합성한 사진과 함께 ‘윤뻔뻔’이라는 문구도 담겼다. 국민의힘을 비하하는 ‘국짐당’이라는 문구 아래로는 ‘오직 국익을 위해 통크게’ ‘독도도 몰래 줄 듯?’이라는 비판 문구도 써 있다.
이같은 시위에 대해 누리꾼들은 “저렇게 살게 놔라” “애국가에도 등장하는 무궁화도 원산지는 중국과 인도원산지가 한반도가 아니다. 무궁화도 전부 다 뽑아버려야 하냐” “본인도 창피한 거 아니까 얼굴 가린 듯” “저 아저씨 매년 저러고 있다”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현재 한국에서 널리 식재되고 있는 벚나무는 ‘왕벚나무’로 알려졌다. 다만 그 기원을 일본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제주산과 일본산이 유전학적으로 뚜렷하게 구별된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2018년 ‘게놈 바이올로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제주 왕벚나무와 일본 왕벚나무는 유전체 상으로 뚜렷하게 구별되는 서로 다른 식물이다. 제주 왕벚나무는 자연잡종인 반면, 일본 왕벚나무는 에도시대(1603∼1868년) 식목 장인들이 많이 살던 소메이 촌(현 도쿄도)에서 개발한 재배종이다. 세계적으로 벚나무 속에는 200여종이 포함되는데, 국내엔 그중 14개 종이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반도에 심어진 벚나무가 일본 잔재라는 전제도, 일본 국화를 한반도에 새로 심었다는 비판도 시시비비를 가려봐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