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 이어 오늘 소위 심사 돌입

與 “한국·튀르키예만 없다…文정부서도 추진”

실효성 지적한 野 “예외조항도 따져야”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재정준칙 도입에 관한 공청회에서 윤영석 기획재정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재정준칙 도입에 관한 공청회에서 윤영석 기획재정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회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재정준칙 도입’ 논의에 돌입했다. 여당은 국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안전장치로서 재정준칙 도입이 필수적이란 입장이지만, 야당은 도입이 시급하지 않고 도리어 경직된 재정운용이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1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오전 경제재정소위를 열어 재정준칙 도입을 골자로 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심사에 돌입했다. 재정준칙은 재정건전성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하는 법제화하는 것이다. 정부는 국내총생산액(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을 3% 이내로 유지하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하는 경우 관리재정수지의 비율을 2% 이내로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개정안은 지난해 9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이 당장 이날 소위 문턱을 넘을 가능성은 낮다. 여야는 전날 전문가 공청회에서도 입장 차를 확인했다. 우선 국민의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재정준칙을 두지 않은 국가는 한국과 튀르키예 뿐이라며, 한국도 안정적인 재정건전성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재정준칙 도입 시 국가채무에 대한 불확실성이 감소해 국채 조달 금리가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여권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재정준칙 도입이 추진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20년 12월 홍남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회에 정부안을 제출한 바 있다. 정부안은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로 설정하고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GDP의 3%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계산식이 지나치게 복잡해 실효성이 약하다는 지적과 함께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로 재정건전성 논의가 활성화됐던 당시와 상황이 달라졌다며, 재정준칙 도입의 실효성을 충분히 따져보자는 입장이다. 재정준칙 도입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고, 현 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를 강화하는 명분으로만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경제재정소위 위원장인 신동근 민주당 의원 측은 통화에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시에는 예외조항을 통해 준칙 적용을 피할 수 있지만, 어떤 상황이 예외조항 대상이 될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서두른다고 해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청회에서는 전문가 의견도 엇갈렸다.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는 “고령화에 따라서 국가채무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사정이고, 최근에 들어서는 재정적자가 만성화되고 있기 때문에 바로 이 시기에 재정준칙을 세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만약 우리가 엄격한 60%, 3% 룰을 지키는 과정에서 소극적으로 재정을 운영하게 된다면”이라며 “장기적으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큰 적신호가 들어 올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재정준칙이 시급성 있는지, 또 필수 요소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재정준칙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은) 이미 쓰나미를 겪었고, 또 쓰나미가 올지도 모르는데 뭐 하러 제방을 만드느냐고 하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