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악재만 쌓여가던 한ㆍ일 관계에 모처럼 호재가 나타나고 있다. 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ㆍ일 양국 외교가는 14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아베 신조 총리가 한일 관계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한ㆍ일 수교 50주년인 내년에는 본격적인 양국 관계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공감대는 양국 정치지도자 모두 가지고 있다. 선거 기간 집권 자민당은 한ㆍ일, 중ㆍ일 관계의 개선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박근혜 대통령 역시 일본 유력인사들을 만날 때 마다 한ㆍ일 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미국은 한ㆍ일 관계 개선을 내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양국 간에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호응하면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한ㆍ중ㆍ일 정상회담 개최에 일본 정부가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회담에 반대해 온 중국 역시 일본이 분위기를 조성할 경우 경제ㆍ사회ㆍ문화 협력을 논의하는 3국 정상회담은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ㆍ일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한 초기, 일본 내 한류를 위축시키고 양국 국민의 갈등을 악화시키는 역할을 한 헤이트 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혐오 발언·시위)에 대한 법적 제재도 가해지고 있다. 지난 10일 최고재판소는 ‘혐한’(嫌韓) 시위를 벌인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가 약 1200만 엔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일본 법무성 역시 신문 광고와 포스터 및 전단지, 역 구내 광고,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혐오시위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제고를 꾀하고, 인권교실, 상담창구 등을 충실하게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법적 책임 인정과 배상 등 굵직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선거 과정에서 대외 관계가 주요 이슈가 되지 않은 만큼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수교 50주년이 되면 정부 간, 시민사회 간, 학계 내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행사가 많아지는 만큼 이를 통해 분위기를 우호적으로 바꾸면서 역사 문제나 독도 문제를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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