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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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한겨레 진상조사위원회가 대장동 개발 사업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편집국 간부의 돈 거래 의혹을 조사한 결과 "돈거래가 기사에 직접적으로 미친 영향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27일 발행된 한겨레신문 2면과 3면에 80쪽 분량의 조사결과 보고서인 '한겨레 윤리는 어디에서 실패했나'를 요약해 실었다.

한겨레는 의혹이 불거진 후 지난달 외부위원 4명과 내부위원 9명 등 13명으로 구성된 조사위를 구성한 바 있다. 이후 사내외 인사 52명을 조사하고, 돈거래와 기사 영향 가능성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김 씨와 9억원의 돈거래를 한 전직 간부 A 씨와 관련 취재를 관할한 전직 보직부장 B 씨가 쓴 기사·칼럼을 전수조사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조사 결과를 공표하면서 A씨의 이름을 석진환 전 신문총괄이라고 공개했다. 그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위는 김 씨와 석 씨가 2003년 무렵부터 법조 기자로 인연을 맺게 됐다고 밝혔다. 돈을 거래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석 씨가 김 씨에게 아파트 청약의 어려움을 털어놓자, 김 씨가 2019년5월~2020년8월 다섯 차례에 걸쳐 중도금 등의 납입시기에 맞춰 총 9억원을 수표로 건넸다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9억원이라는 거액을 빌리면서 차용증을 쓰지 않고, 이자도 '시중 최저 수준'이라며 모호하게 언급했고, 변제 시기 약속도 불분명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석 씨의 이런 돈 거래가 기사에 미친 직접적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이 불거진 2021년 9월 당시 한겨레 편집국 구조상 신문총괄이 개별 기사를 직접 수정(데스킹)하거나 콘텐츠 방향에 개입(취재 지시 등)하는 역할을 갖고 있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2019년 이후 전 신문총괄의 칼럼과 칼럼성 기사 전체 26건 가운데 대장동 관련 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다만 석 씨가 작성한 칼럼 중 "대장동 관련 내용은 아니지만 ‘내로남불’로 비판받을 수 있는 내용이 있다"고 평가했다. 2019년 3월과 2020년 9월 사이에 실은 세 건의 칼럼에서 "힘 있는 이들이 청탁을 얼마나 가볍고 사소한 일로 치부하는지" 등을 지적했는데 엄정한 잣대가 정작 본인에게는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비판을 받을 만하다는 취지다.

조사위는 또 2021년 9월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 언론에 본격적으로 공개되기 시작하면서 직무와 이해 충돌이 발생하게 됐지만, 석씨가 이를 회사에 보고하지 않고 직책에서 물러나지 않은 것은 이해 충돌 회피 의무를 규정한 한겨레의 취재보도 준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B씨가 석씨로부터 이런 사실을 듣고도 회사에 보고하지 않았으며 사안에 관한 별도의 취재 지시를 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의심받을 만한 행동이며 부적절한 것"이라 규정했다.

조사위는 구성원의 언론윤리 의식을 재점검하고 언론윤리 교육을 강화할 것을 한겨레 신문에 제언했으며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비판받은 법조기자단에 관해서는 "한겨레를 넘어 전체 언론계 차원의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윤리의식 바로잡고 쇄신하겠습니다'는 사고를 1면에 실어 이번 사건에 대해 다시 사과하고 취재 시스템과 관행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