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

박지원 하이브(HYBE) HQ CEO [하이브 제공]
박지원 하이브(HYBE) HQ CEO [하이브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SM 3.0은 하이브가 오래전부터 하던 전략이다. 우리가 SM의 북미 진출 도울 수 있다.”

‘세기의 인수전’으로 불리며 업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대해 하이브가 “적대적 M&A(인수합병)가 아니”라고 못받으며 이렇게 강조했다.

박지원 하이브 CEO(최고경영자)는 21일 오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적대적 M&A가 아닌 것은 최대 주주(이수만)의 지분을 상호 합의로 인수하고, 소액 주주에게도 최대 주주와 동일한 조건으로 공개매수를 제안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박 CEO는 특히 “우리는 사실 현재의 SM 경영진과도 적대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서는 카카오에 대해 “카카오가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는 전제 하에 해당 사업적 제휴 내용이 SM에 도움이 된다면 우리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스파(aespa)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의 대형 공연장 럼지 플레이필드(Rumsey Playfield)에서 개최된 ‘굿모닝 아메리카 2022 서머 콘서트 시리즈(Good Morning America)(GMA) 2022 Summer Concert Series’ 무대에 올랐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스파(aespa)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의 대형 공연장 럼지 플레이필드(Rumsey Playfield)에서 개최된 ‘굿모닝 아메리카 2022 서머 콘서트 시리즈(Good Morning America)(GMA) 2022 Summer Concert Series’ 무대에 올랐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SM 북미 진출 도울 것…막대한 시너지 기대

이 자리에서 박 CEO는 하이브의 SM 인수는 막대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CEO는 “하이브는 북미 시장에서 방탄소년단(BTS)이 거둔 큰 성과나 이타카 홀딩스의 네트워크와 노하우로 SM 아티스트의 북미 진출을 도와줄 수 있다”며 “SM의 동남아·중국에서의 압도적인 인프라는 하이브 아티스트의 시장 진출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SM 3.0’에 대해서도 “멀티 레이블 체제는 하이브가 약 3년 정도의 준비 기간을 가지고 준비한 것으로 충분한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이는 SM의 성장에도 도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준 하이브 CFO(최고재무책임자) 역시 “이번에 ‘SM 3.0’ 전략이 발표됐는데, 이는 멀티 레이블·플랫폼 전략과 IP(지식재산권)를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전략은 하이브가 오래전부터 해온 전략이다. 우리가 가진 많은 노하우와 리소스(자원)를 SM에 제공해 줄 수 있기에 SM의 전략 실행에도 큰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치닫게 된 SM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하이브의 인수로 즉시 개선이 가능하리라고 봤다. 박 CEO는 “영업 양수도나 합병, 소송 등의 절차를 최대한 거치지 않고 지배구조와 내부 거래 이슈를 즉각적이고 즉시적으로 해결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며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사외이사 추천위원회 등의 구성원을 전원 사외이사로 구축해 사외이사가 견제 기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감사위원회 등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 SM 주주총회 이전에 주주의 의견을 모아 추가로 검토한 후에 설명하겠다”고 했다.

뉴진스 [어도어 제공]
뉴진스 [어도어 제공]

■ 역대 최고 매출…멀티레이블 시스템으로 동시다발 활동

이날 하이브는 2022년 연결 기준 1조 7780억 원의 매출액과 2377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 매출의 경신이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2%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5% 상승했다. 지난 3년간의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무려 49.4%, 영업이익 성장률은 27.8%에 달한다.

다만 4분기 영업이익은 5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0% 줄었다.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5353억원과 1887억원이었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세븐틴, 투모로우바이게더, 엔하이픈 등 소속 아티스트의 글로벌 팬덤이 확장됐고 르세라핌, 뉴진스, 앤팀 등 신규 아티스트들이 빠르게 성장했다”며 “뿐만 아니라 콘텐츠, MD(굿즈상품), 게임 등 상품의 다양화를 통해 매출이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앨범 판매 성과가 눈에 띄었다. 일본에선 오리콘 차트 연간 앨범 판매량 톱15에 세븐틴 방탄소년단 엔하이픈이 이름을 올렸다. 르세라핌은 일본 데뷔 싱글 ‘피어리스(Fearless)’로 K팝 걸그룹 일본 데뷔 초동 신기록(22만장)을 세웠다. 미국에선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빌보드 연간 앨범 판매량 차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K팝 아티스트로는 유일하다.

박 CEO는 “이렇게 다양한 팀이 동시다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2019년 시작된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라며 “뉴진스의 성공 요인은 민희진 대표처럼 기존 틀을 깨고 시장을 리딩하는 크리에이터가 존재하고, 독자적 운영으로 구성원과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레이블 인프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지민 [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 지민 [빅히트뮤직]

■ 방탄소년단 지민, 3월 솔로 활동…하이브는 새 먹거리 발굴

하이브는 올해 2분기 팬들이 직접 굿즈를 디자인하는 ‘바이팬스’(byFans) 서비스를 내놓고, 3분기에는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선다.

또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 주요 세 그룹의 올해 공연 규모를 작년 대비 2배 이상으로 확대한다. 하이브가 최근 인수한 미국 힙합 레이블 ‘QC 미디어 홀딩스’ 소속 유명 래퍼 릴 베이비도 올해 대규모 콘서트 투어를 열 계획이다.

박 CEO는 “방탄소년단은 군 복무를 앞두고 활발한 개인 활동을 하며 팬과 소통할 예정”이라며 “지민은 3월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슈가도 4월부터 미국과 일본 등에서 월드투어에 나선다”는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박 CEO는 “하이브는 팬들의 염원대로 (멤버들이) 국방의 임무를 마친 후 다시 완전체로 복귀하는 계획도 준비 중”이라며 “회사는 이를 위해 전력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다. 2023년은 하이브가 이 모든 사업을 공고히 해 나가며 또 한 차례 하이브 DNA를 증명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탄소년단은 맏형 진의 입대를 필두로 팀 활동을 멈추고 있으나, 여전히 하이브 매출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고 있었다.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방탄소년단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 아티스트의 비중이 40% 중반 정도를 기록했다”며 “(방탄소년단을 뺀) 순서는 세븐틴이 여전히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엔하이픈·신인 그룹들 순서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이날 2024년부터 연결 기준 순이익의 30% 이내 범위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시행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