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세액공제율 최대 25%로 상향

법안 취지 공감한다던 野 대안 요구

여야 합의해도 24일 본회의 상정 난망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류성걸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류성걸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대기업의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한시적으로 최대 25%까지 상향하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의 2월 국회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과반 이상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4조원이 넘는 세원 감소분을 놓고 제동을 걸면서다. 앞서 ‘법안 취지에 공감한다’던 민주당이 구체적인 정부 대책을 요구하면서 법안이 3월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1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조특법 개정안은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논의가 시작됐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의결이 불발됐다. 여당 간사이자 조세소위원장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내일이라도 서로 합의해 소위 일정이 잡히면 논의하고 의결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조세소위를 추가로 열어 조특법 개정안을 ‘원포인트’로 의결한 뒤 오후 예정된 기재위 전체회의에 상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 간사인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번 달은 (법안 처리가) 어렵다”며 “정부에 추가 자료를 요청한 상태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당기(연간)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게 골자다. 대·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각각 확대하는 안이 담겼다. 직전 3년간 평균 투자액 초과분에 대한 10% 추가 세액공제 등 1년 한시 임시투자세액공제까지 합하면 공제율은 각각 최대 25%, 35%까지 높아진다.

개정안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K칩스법에 이은 정부의 추가 지원책이다. K칩스법에 포함된 조특법 개정안은 대기업의 세액공제율을 6%에서 8%로 소폭 올리는 정부안대로 통과됐는데, 이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제시했던 20%,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10%보다 낮은 수준으로 ‘반쪽짜리’란 비판을 받았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도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민주당은 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총 4조2600억원에 달하는 세원 감소를 문제삼고 있다. 정부 비용추계안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으로 국세수입은 2024년 3조2700억원, 2025년 9900억원 줄어든다. 신 의원은 “아무리 필요하다고 해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며 “이렇게 큰 세원을 삭감하려고 하면 충분한 공론화와 검토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12월 말에 기재부가 요구한대로 8%로 합의했는데, 대통령이 한마디했다고 정부가 사과도 없이 갑자기 또 법안을 처리해 달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조세소위 추가 개의가 불발되면 조특법 개정안은 기재위 전체회의에 오르지 못하고 3월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여당 기재위 관계자는 “여야 협의로 추가 회의를 연다고 해도 법제사법위 숙려기간(5일)을 고려하면 24일 본회의 상정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기재위 경제재정소위 회의에서는 정부의 핵심 추진 과제인 ‘재정준칙’ 도입 근거법인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논의된다. 재정준칙은 국가재정이 마구잡이로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벨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과 튀르키예만 재정준칙을 운영하지 않는다.

정부는 재정준칙 도입 시 국가채무에 대한 불확실성이 감소해 국채 조달 금리가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전쟁이나 대규모 재난, 경기침체 등에는 적용하지 않을 수 있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 시에도 면제된다”며 “선언적 의미에 그칠 수 있어 필요성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물밑에서 민주당은 사회적경제기본법,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지원 특별법,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 기본법 등 사회적경제 3법의 처리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 기자


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