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파 이후 18일 50주년
학생 2만5000명 거쳐가
사회 각계 오피니언 리더로
최태원 SK 회장이 인재양성의 뜻을 대를 이어 실천하고 있다. SK가 인재경영의 하나로 후원하는 TV프로그램 ‘장학퀴즈’가 오는 18일 50주년을 맞는다.
장학퀴즈의 출발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범한 고등학생이 나오는 퀴즈 프로그램의 성공을 예상한 이는 없었지만 그 의미를 알아본 SK(당시 선경그룹)는 후원을 과감히 결정했다. 인재를 키워 나라에 보답해야 한다는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뜻이었다. 최 선대회장은 시청률 조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았다. 방송 프로그램에 단독 후원자가 등장한 건 장학퀴즈가 처음이었다. 그렇게 1973년 2월 18월 장학퀴즈는 MBC에서 처음 방송을 탔다.
장학퀴즈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즐길 거리가 없던 시절 10대들의 문화이자 신드롬이었다. 매주 토요일 오후 진행된 스튜디오 녹화에는 전국의 고교생이 수천 명씩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학교의 이름을 건 자존심 대결이었고 주장원, 월장원, 기장원에 오르는 건 장학금을 받는다는 것 이상의 명예였다. 주장원만 해도 교문에 플래카드가 걸렸다는 설이 있을 정도였다.
장학퀴즈는 1996년 10월 시청률 저하로 폐지됐으나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최태원 SK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힘입어 이듬해인 1997년 1월부터 EBS에서 재개됐다고 SK는 설명했다.
SK는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는 인재양성 철학에 따라 장학금을 포함한 장학퀴즈 제작비 일체를 줄곧 후원하고 있다. 초창기 20년간 학생에게 지급된 장학금만 당시 금액으로 5억원, 프로그램 제작에 투입된 금액은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포맷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장학퀴즈는 지금도 10대를 위한 퀴즈쇼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에는 KRI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TV프로그램으로 인증받았다. 장수 프로그램의 대명사인 ‘전국노래자랑’보다도 7살 많다.
장학퀴즈를 거쳐 간 학생은 2만50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학계, 재계, 법조계, 의료계, 언론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오피니언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배우 겸 연극연출가 송승환과 국회의원 김두관, 가수 김광진·김동률, 영화감독 이규형 등이 대표적이다. SK그룹에 입사해 한 식구가 된 임직원도 상당하다. 1981년에 결성된 장학퀴즈 출신자 모임 ‘수람’(收攬)도 현재 진행형이다.
SK가 50년간 장학퀴즈를 후원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기업의 성장은 창의적인 인재 양성에서 출발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말하자면 SK 인재경영의 시작이자 증인이다. 1974년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인재의 요람으로 성장한 것도 SK의 인재양성 철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SK 관계자는 “10년을 내다보고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고 사람을 심는다는 정신으로 장학퀴즈를 후원하고 있다. 인재양성이라는 공익적 목표에만 집중한 것이 50년간 장학퀴즈를 유지한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SK의 인재양성 대표 프로그램으로 계속해 후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