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1위’ 스미토모 맹추격 나선 한국 기업들

지난해 실적서 양극재 부문 성장 두드러져

LG화학 美최대 양극재 공장 3월 착공 전망

포스코케미칼도 증설·수주 등 속도

포스코케미칼의 전남 광양 양극재 공장 전경. [포스코케미칼 제공]
포스코케미칼의 전남 광양 양극재 공장 전경. [포스코케미칼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국내 기업들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40~50% 가량을 차지하는 주요 전략 산업이다. 국내 기업 상승세에 양극재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일본의 스미토모를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양극재 기업(LG화학·포스코케미칼·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 등)들이 지난해 두드러진 실적을 올렸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양극재가 포함된 첨단소재 부문 매출액이 전년 대비 67% 급등한 8조원을 기록했다. 첨단소재 전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91.1% 늘어난 9230억원으로 집계됐다. 메리츠증권은 이 가운데 LG화학 양극재 관련 영업이익이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포스코케미칼 역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659억원 가운데 배터리소재 사업 부문이 전년 대비 287.1% 오른 1502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올해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매출을 4조5250억원으로 추정했다. 에코프로비엠도 지난해 매출 5조3569억원, 영업이익 382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각각 전년 대비 260.6%와 232.5% 증가한 수치다.

3사 영업이익에 중견·중소기업들까지 합하면 국내 양극재 기업들의 관련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 안팎에 달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양극재는 음극재·전해질·분리막과 더불어 2차전지를 만드는 4대 핵심소재로 통한다. 특히 양극재는 2차전지에서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역할을 하며, 어떤 양극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배터리 용량과 전압 등 성능이 좌우된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따라잡기 어려운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완성차 기업인 GM·포드 등이 배터리 기업과 더불어 가장 먼저 협력을 강화하는 곳이 바로 양극재 관련 업체들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글로벌 양극재 시장 규모가 2021년 173억 달러에서 2030년 783억 달러(약 102조57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양극재 시장 점유율 조사에서는 일본 스미토모가 42.6%, 에코프로비엠이 16.7% 등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하지만 그 사이 국내 기업들이 대대적인 투자와 증설을 통해 빠른 속도로 스미토모를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양극재 관련 투자에서는 LG화학과 포스코케미칼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30억 달러(약 4조원) 이상을 들여 양극재 공장 건설을 짓고 연산 12만t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양극재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미국 현지 유력 건설사인 JD Dunn(제이디던)을 선정하고, 내달 착공을 목표로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올해 양극재 생산을 전년 대비 50% 늘리는 등 첨단소재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도 지난달 30일 삼성SDI에 오는 2032년까지 40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공급 규모만 40조원에 달하며 포스코케미칼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이자 최장 기간 수주다. 아울러 연산 9만t 규모의 전남 광양 양극재 공장이 올해 가동을 시작하고, 연산 3만t 규모 경북 포항 양극재 1단계 공장도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다.

다만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와 원자재 가격 변동은 올해 양극재 기업 실적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들어설 예정인 LG화학 양극재 공장 조감도. [LG화학 제공]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들어설 예정인 LG화학 양극재 공장 조감도. [LG화학 제공]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