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의 역사교과서를 놓고 사회적 분열로 이어지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역사 왜곡’과 ‘우편향 논란’에 이어 이제는 일선 학교의 채택 여부를 놓고 여론재판식 ‘마녀사냥 몰이’ 잡음까지 일고 있는 형국이다. 좌파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친일ㆍ독재 미화 교과서’이고, 이를 채택한 학교는 ‘매국노 학교’라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낙인찍기가 횡행하고 있다.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채택하려 했던 학교의 홈페이지에는 학교장과 학교에 대한 인신공격과 욕설까지 난무한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이 교과서를 채택한 대부분의 학교는 결국 채택을 철회했다. 이들 학교는 당초 교과서 선정 절차엔 문제가 없지만 일부 여론과 학내 반발이 심해 결정을 번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일부 좌파 시민단체들은 교학사 교과서를 비판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오히려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적극 옹호하고 있다. 결국 교과서를 둘러싼 이념논쟁이 후끈 벌어지면서 좌우 대립의 각은 커져만 가고 있다.
교학사 교과서를 폄하하든 옹호하든 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학사 교과서가 교육부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재심의 과정을 거쳐 검ㆍ인증을 받은 8종의 역사교과서 중 하나라는 것이다.
물론 교학사 교과서에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일부 표현에선 논쟁 소지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다른 7종의 교과서도 이 같은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검ㆍ인증 교과서의 취지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데 있다. 교학사 교과서가 ‘우편향 논란’으로 여론재판에 몰렸다면, 다른 교과서 역시 ‘좌편향 논란’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검증을 받은 교과서가 위법한 것처럼 몰아세우는 것은 민주사회의 다양성을 훼손하는 행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선 학교와 선생님들이 결정할 사안에 외부 세력이 개입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학생들을 볼모로 이념논쟁을 불붙이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교과서 채택은 전적으로 일선 학교와 선생님들이 소신을 갖고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다. 교과서 자율, 그 방향이 옳다.
박영훈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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