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성 첫 무지원 단독원정
한낮 영하 31도 뚫고 51일 운행
“맑고 따뜻한 날이 훨씬 많았다”
‘철의 여인’ 김영미(43·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 대장이 남위 90도 남극점에 우뚝 섰다. 어떤 보급도 받지 않고 홀로 남극점에 도달한 ‘무지원 단독 원정 남극점 도달’은 아시아 여성 최초이자 한국인 최초다.
김영미 대장은 17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남극점 도전) 51일째인 마지막 날 27.43㎞를 걸어 오후 8시 55분에 남위 90도에 도달했다. 전체 누적 거리는 1186.5㎞, 운행 중 낮의 기온은 섭씨 영하 31도였다”고 남극점 도달을 알렸다.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9시 20분(칠레 현지시각) 허큘리스 인렛을 출발해 총 50일 11시간 37분 동안 홀로 1186.5km를 답파했다. 여름임에도 영하 30도를 밑도는 남극의 살인적 추위를 뚫고, 얼어붙은 길 아닌 길을 하루 11시간씩 걸었다. 식량 등 중간보급과 운송수단의 보조 없이 혼자 일궈낸 위업이다.
김 대장은 “많이 추웠지만 좋은 사람들, 따뜻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걸었다. 덕분에 부상 없이 열 손가락, 열 발가락 짝 맞춰서 데려갑니다”라고 재치 있는 소감을 남기며 “어떻게 1000㎞를 넘게 무거운 썰매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춥고 바람 불던 날들, 흐리고 배고프던 시간이 버거웠지만, 그래도 돌이켜 보면 맑고 따뜻한 날이 훨씬 더 많았다”고 했다.
김영미 대장의 이번 남극점 완주는 무지원·무보조에 단독 원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무지원(unsupported)이란 각종 재보급(resupplies) 및 위급상황의 지원이 없는 원정으로 무보급(no resupply)보다 더 큰 개념을 말한다. 무보조(unassisted)란 풍력 보조(연 사용), 개 보조(개 썰매), 차량 보조 등이 없이 인간의 힘으로만 동력을 얻는 원정을 뜻한다. 이때 스키, 썰매, 무전기, 나침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은 보조 여부에 해당하지 않는다.
김영미의 썰매 무게는 113㎏에 달했다. 50일치 식량 총 50kg, 연료 11kg을 썰매에 실었다. 촬영 장비를 포함한 전자장비 10kg뿐만 아니라, 수면을 위한 텐트 등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짊어졌다.
김영미는 2003년 히말라야 등반을 시작, 2008년 에베레스트에 올랐다. 이후 국내 최연소로 7대륙 최고봉들을 완등했다. 2013년 알파인 스타일로 히말라야 암푸1봉(6840m) 세계 초등에 성공했다. 2017년에는 얼어붙은 바이칼 호수 723㎞를 혼자서 건넜다. 김영미 대장의 단독 남극점 원정기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공개될 예정이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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