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의 재발견, 진짜 친구되기⑫

헤지라의 그곳 메디나 첫번째 이야기

메디나의 오사이스 쿠바밸리에 세워진 쿠바사원은 무함마드의 헤지라(제1성지 메카 이외에 제2성지 메니다 개척) 단행 이후 처음 만들어진 사원이다. 경건한 모습이지만, 긴옷만 입으면 여행자들에게 출입과 함께 휴대폰 촬영을 허용했다.
메디나의 오사이스 쿠바밸리에 세워진 쿠바사원은 무함마드의 헤지라(제1성지 메카 이외에 제2성지 메니다 개척) 단행 이후 처음 만들어진 사원이다. 경건한 모습이지만, 긴옷만 입으면 여행자들에게 출입과 함께 휴대폰 촬영을 허용했다.
아직 비신도에게 개방되지 않은 아라비아 제1성지 메카의 초기 모습. ‘카바’라고 불리는 가운데 검은 장막 시설은 대중들이 먹고사는데 필수품인 성수(聖水)관리 시설이다. 성수 ‘잠잠’은 중동전역으로 배달된다. 주지하다시피 메소포타미아, 로마 문명에서 수자원관리를 잘 하는 자가 정치·종교적 이니셔티브를 잡았다.
아직 비신도에게 개방되지 않은 아라비아 제1성지 메카의 초기 모습. ‘카바’라고 불리는 가운데 검은 장막 시설은 대중들이 먹고사는데 필수품인 성수(聖水)관리 시설이다. 성수 ‘잠잠’은 중동전역으로 배달된다. 주지하다시피 메소포타미아, 로마 문명에서 수자원관리를 잘 하는 자가 정치·종교적 이니셔티브를 잡았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메디나 성지, 비(非)신도도 오셔요~”

고교시절 교과서에서만 접했던 ‘메카에서 메디나로 새 근거지 개척, 헤지라(622년)’의 그 메디나는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히자즈 지방에 있는 인구 110만명의 도시이다.

제1 성지 메카에서 북쪽으로 350km 떨어진 이슬람세계의 제2 성지. 아직 비신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지 않은 메카는 우리가 흔히 ‘웰니스의 메카’, ‘반도체 산업의 메카’ 할 때 그 표현의 진원지고, 최근 비신자에게도 빗장을 푼 메디나는 무함마드가 새 터전으로 삼아 아라비아를 평정한뒤 숨진 곳이다.

▶눈에 확 띄는 그린 돔= 메디나의 랜드마크이자 핵심 성지는 무함마드가 숨진 곳, 우리말로 표현된 것은 ‘예언자의 무덤’이고 현지에선 ‘알 마시드 안 나바위(Al Masjid an Nabawi)’라고 표현한다.

이 성지구역 중에서도 핵심은 예언자 무함마드와 초기 라시둔 칼리프인 아부 바크르, 우마르의 무덤 위에 세워진 그린돔으로, 경내 남동쪽 모서리에 있다. 모든 건물, 조형물이 흰색, 베이지색, 살색 계열인데, 이곳만 초록색으로 그려 단번에 알아볼 수 있다.

무함마드의 유해가 묻힌 곳, 메디나 성원의 그린돔
무함마드의 유해가 묻힌 곳, 메디나 성원의 그린돔

규율을 엄격히 따지고 지키는 이슬람의 성지 방문이라서 옷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잠시 긴장했지만, “짧은 옷 차림을 자제하시고, DSLR, 똑딱이 카메라만 없으면 휴대폰 들고 들어가도 괜찮다”는 현지인의 얘기를 듣고나서, 여느 관광지 처럼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르라’는 일반적인 여행자의 태도만 가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언자 무함마드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성원(聖園)의 ‘그린 돔’ 조차 성지순례자의 표정을 스케치하는 데는 별다른 제지가 없었다. 다만 처음에 DSLR 카메라를 메고 들어갔다가 경비원의 주의를 받은 뒤, 밖에 있던 일행에게 큰 카메라를 넘긴 적이 있고, 몇몇 비신자들이 대놓고 신자의 정면 얼굴 사진을 찍거나 기도실로 들어갔다가 제지를 받는 장면은 있었다.

▶버킷리스트 찾은 옴라객들 감격, 명랑= 남성 여행자의 경우, 머리에 쓰는 것을 다 착용하지 않고, 작은 속모자 ‘타키야’나, 붉은 체크무늬 마후라 ‘슈막’과 검은 줄 ‘이깔’ 세트를 기념품으로 사서 한 두개 정도 착용하면 오히려 한국인이라 더 환영받는다.

여성 여행자가 예를 갖추는 방법은 더 편하다. 흔한 머플러 정도 착용하는 최소한의 에티켓만 갖추면 된다. 그린돔을 바로 앞 까지 가서 구경할 수 있다.

다양한 복색을 한 세계 곳곳의 순례자 여행자들이 메디나 예언자의 무덤, 무함마드 성원을 활보하고 있다.
다양한 복색을 한 세계 곳곳의 순례자 여행자들이 메디나 예언자의 무덤, 무함마드 성원을 활보하고 있다.

이런 비 신자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와 함께 세계 각국 무슬림들이 저마다의 자유로움을 담은 복색으로, 놀러오듯 성지를 활보하는 모습에서 사우디 당국의 오픈마인드를 읽는다.

12월 중순, 메디나 무함마드 성원을 찾은 순례자들은 지구촌 각 마을 별로 삼삼오오 찾은 옴라(소규모 수시 순례)객들이다. 사우디의 경우 7월엔 대순례(하즈)가 있는데, 이 때엔 교구 단위별로 대규모로 순례객들이 몰려온다.

메디나 예언자의 무덤 성지에 노을이 지면서 조명이 켜지고 있다. 이 초저녁의 풍경이 그린돔 성지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메디나 예언자의 무덤 성지에 노을이 지면서 조명이 켜지고 있다. 이 초저녁의 풍경이 그린돔 성지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예언자의 무덤 성원(聖園)에 몰려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아제르바이잔, 튀르키예 등지의 옴라객들에겐 버킷리스트에 담아두고 소망하던 여행이지, 의례 만 하러 온 표정은 아닌 듯 했다.

그래서인지, 불교 사찰, 남아시아 사원, 가톨릭성당, 수도원, 개신교회 갈 때와 비슷하게, 메디나를 찾은 순례 혹은 여행객들은 기본적인 예 만 갖춘 채, 여행자의 자유를 풍기는 형형색색의 복장으로,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성지로 활보하 듯 입성한다.

그린돔 앞에서 성지에 왔음을 SNS등으로 알리는 소녀 신도들
그린돔 앞에서 성지에 왔음을 SNS등으로 알리는 소녀 신도들

여기에 온 것 만으로도 뭔가 이뤄낸 듯한 기쁨, 가족과 공동체를 위한 간절한 기도, 성지에 왔음을 자랑하는 SNS교신 풍경, 감격어린 눈물, 늙고 병든 자의 희망어린 갈구, 소녀 신도의 재잘거림, 타올 같은 것 하나만을 달랑 걸친 수도자의 보람찬 표정이 교차한 무함마드 성원이었다.

▶헤지라 후 첫 모스크, 쿠바 오아시스 모스크는 더 개방적= 무함마드의 ‘헤지라(제2 성지 메디나 개척)’ 단행 이후 처음으로 세운 사원 쿠바 모스크는 처음엔 작은 사원이었다가 무함마드가 4일간 머무른 이후 흰색으로 크게 다시 지었다. 이곳 오사이스 쿠바밸리는 마을 이름이다.

휠체어 탄 채 간절한 기도.[메디나 쿠바모스크]
휠체어 탄 채 간절한 기도.[메디나 쿠바모스크]

쿠바모스크에선 통제가 거의 없었다. 긴팔 옷과 긴 바지만 입어도 쉽게 출입토록 허용했다. 기도에 방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폰카 사진도 마음대로 찍을 수 있었다. 세계인과 함께 하려는 사우디 정치 종교 리더들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최근 이곳을 방문해 지금의 3배 규모로 증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총수용인원을 2만2000명에서 6만6000명으로 늘리겠다는 것. 즉 비(非)무슬림도 이곳을 불편하지 않게 구경할수도록 여행자의 몫을 늘린 것이다. 〈계속〉

쿠바 사원에서 기도를 마치고 나가는 순례자들
쿠바 사원에서 기도를 마치고 나가는 순례자들
메디나를 출발해 제다를 거쳐 메카로 향하는 하라마인(Haramain) 성지 노선 기차. 메디나 히자즈역 플랫폼.
메디나를 출발해 제다를 거쳐 메카로 향하는 하라마인(Haramain) 성지 노선 기차. 메디나 히자즈역 플랫폼.

■한국 여행기자 첫 사우디탐방 글 순서 ▶2022년 12월21일자 [칼럼] 사우디의 재발견, 클릭 ‘새로고침’ ①사우디에 이런 면이? 진짜 우정, 여행교류는 ‘제3 중동붐’ ②정(情) 문화 ‘하파와’..8000㎞ 거리 韓-사우디 많이 닮았다 ③리야드, 제대로 즐기기, 블루바드·킹덤센터·옛도성 3색 매력 ▶12월27일 ④신비의 사우디 알울라..“어서와, 우리집은 처음이지?” ⑤사우디의 세계유산들..제다 알발라드, 최대 암각화군 ⑥함께 가는 韓-사우디, 왕세자·공주·원희·루디의 꿈 ▶2023년 1월3일 ⑦사우디 산호초 구경, 난파선 다이빙..홍해레저의 메카는? ⑧사우디 여성들 한국인 밝히자 “꺄르르, 와~” 우정 표현 ▶1월4일 ⑨사우디 최고 여행지, 제다 알발라드 정밀 탐방기 ⑩석유붐에 쇠락한 알발라드, 非무슬림 묘지의 애상 ⑪제다 고택 내부 3㎞ 쇼생크탈출로, 당황한 예비신부 ▶1월10일 ⑫빗장 푼 성지 메디나, 힐링 여행지 같은 활기 ⑬메디나 성지 면세, 건강 성수..근엄해도 명랑했다 ⑭‘홍해의 공주’ 제다, 볼거리·놀거리 팔방 미인 ⑮사우디 캅사·램, 침샘 자극, 치킨은 한국과 경쟁? ▶지면기사 인터넷판 〈2022년 12월27일자〉 ▷대자연이 감싼 알울라...오아시스 품은 문명을 만나다 ▷사막 도시에 꽃 피울 K-문화관광...확장·진화하는 한-사우디 교류 〈2023년 1월10일자〉 ▷빗장 열린 성지, 부활하는 히자즈 문명 ▷물위의 모스크-312m 분수-일품요리들...제다 가이어(제다는 다르다) ▶포토뉴스 사우디= 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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