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화성)=박정규 기자]화성 봉담읍에 여성 10명을 성폭행해 15년 만기 출소한 박병화가 지난 10월31일부터 거주하고 있다. 정명근 화성시장이 발끈했다. 사실 박병화 검거전 주소지가 수원으로 돼있어 수원거주설이 기정사실화됐다가 뒤통수를 맞은 형국이 됐다.
화성시가 권칠승 국회의원실, 화성시여성가족청소년재단과 ‘강력 성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 재범 방지 시스템 구축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21일 봉담읍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정명근 화성시장을 비롯해 관련 전문가, 민간단체, 시민 등 70여 명이 참석해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발제를 맡은 박영수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교수는 지역사회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법무부의 행정절차와 법의 허점을 꼬집으며, 재범 예방 및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한 제도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연수 동국대 융합보안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한민경 경찰대 치안대학원 교수,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한미경 화성여성회 대표가 토론에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미국의 제시카법, 셉테드(CPTED) 설치사례를 들며 학교와 주거 밀집지역으로부터 주거지를 의무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시카 법((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아동 성폭행범에 의해 목숨을 잃은 소녀의 이름을 따서 만든 법으로 12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일으킨 경우 최소 징역 25년, 평생 전자 발찌 착용 등의 엄중한 처벌을 하는 법률))이다.
셉테드는 미국의 도시 계획자이자 사회 운동가인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제인 제이콥스는 1961년 발간한 저서 ‘미국 대도시의 삶과 죽음’에서 도시 재개발에 따른 범죄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새로운 도시설계 방법을 제시했고, 이것이 셉테드 시초가 됐다. 이후 1970년대부터 미국에서는 범죄 예방 환경 설계를 주거지뿐만 아니라 공공 시설과 학교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관련 연구가 본격화됐다. 셉테드는 이미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 환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안심 귀갓길 ▷LED 가로등 ▷쏠라 표지병(바닥에 표시된 불빛이 들어오는 등) ▷로고젝터(바닥이나 벽에 프로젝터를 통해 특정 문구를 쏘는 것) ▷안전 비상벨 ▷벽화 등이 그 예다. 이중 상당수가 지자체에서 실시중이다. 셉테드는 생활 안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이제는 공공의 차원을 넘어 기업과 시민 등 민간에서도 관심과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셉테드가 이미 40여 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 시장은 “강력 성범죄자의 출소 시 유관기관 간 유기적이고 선제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재범을 막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병화 퇴거를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처리 요건(5만명 동의)을 갖춘 지 보름이 지났지만 국회는 무반응이다.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국민동의청원은 아직 상정 날짜조차 잡히지 않았다. 당분간 위원회 회의가 예정돼 있지 않아 올해 안에 통과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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