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울·인천 사진 공개하며 “위성 시험”

軍 “준중거리탄도미사일 평가 변함없어”

전문가들 “日 ‘반격능력’ 반발성 무력시위”

지난 18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연합]
지난 18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북한이 지난 18일 한 달 만에 동해상으로 쏘아 올린 발사체에 대해 ‘정찰위성 시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이 맞다’며 명백한 도발로 규정하고 있고, 최근 일본이 선언한 ‘반격 능력 보유’에 대한 반발성 차원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온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합참) 공보실장은 19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제원을 바탕으로 북한이 어제 발사한 건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는 한미정보당국 평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전날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은 통신을 통해 “이번 중요시험이 위성촬영 및 자료전송계통과 지상관제체계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기본목적을 두었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번 시험에서 위성시험품을 운반체에 탑재해 고도 500㎞까지 고각 발사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北, 서울·인천 사진 공개하며 “위성 시험”…軍은 “MRBM 맞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지난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고 1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이 위성시험품 탑재체에서 촬영했다고 공개한 인천과 서울 사진. [연합]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지난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고 1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이 위성시험품 탑재체에서 촬영했다고 공개한 인천과 서울 사진. [연합]

또 통신은 운반체(로켓)에 탑재된 물체에 대해 “20m 분해능 시험용 전색촬영기 1대와 다스펙트르(다스펙트럼) 촬영기 2대, 영상송신기와 각 대역의 송수신기들, 조종장치와 축전지 등을 설치한 위성시험품”이라고 전했다. 위성시험품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과 인천항의 위성사진과 운반체 발사 장면 사진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서울의 경우 용산 대통령실 주변을 비롯해 한강 교량 등이 나오고, 인천 사진엔 송도 센트럴파크 일대 등이 보인다.

미사일이 아닌 위성을 시험한 것이란 북한의 입장은 전날 MRBM 2발을 발사했다는 우리 군의 분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합참은 전날 북한이 오전 11시 13분께부터 오후 12시 5분께까지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MRBM 2발 발사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고각으로 발사돼 약 500㎞ 가까이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란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북한의 가림막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찰위성 기술과 탄도미사일의 기술이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고, 통상 ‘위성 시험’을 2발 연속으로 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정찰위성이라고 말하지만, 정찰위성이라고 하는 것도 명백히 탄도미사일 기술로 한 것”이라며 “북한은 ‘위성이기 때문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다’ 이걸 주장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日 ‘반격 능력 보유’ 반발성…되레 명분될 수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는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반격 능력 보유를 포함해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결정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미사일 방어체계가 불충분하다며 상대의 공격을 억지하는 힘으로서의 반격 능력은 앞으로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연합]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는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반격 능력 보유를 포함해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결정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미사일 방어체계가 불충분하다며 상대의 공격을 억지하는 힘으로서의 반격 능력은 앞으로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연합]

또한 전문가들은 발사체의 각도와 거리 등을 볼 때 일본까지 다다를 수 있는 수준으로, 최근 일본이 선언한 ‘반격 능력 보유’에 대한 견제 메시지라고도 분석했다. 문 센터장은 “기술은 달라지는 게 하나도 없고, 결국은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간접적으로 과시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비행거리 500㎞와 고도 500㎞를 환산하면 대략 1500㎞ 정도 날아갈 수 있는 미사일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거리 같은 건 우리를 겨냥한 것이지만 준중거리 1500㎞면 일본 열도를 타격할 수 있는 것”이라며 “최근 일본이 반격 능력을 안보전략에 명시했고, 그런 걸 염두에 둔 발사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이번 북한의 군사적 실험이 최근 ‘반격 능력’을 선언한 일본에게 오히려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조금 두고 봐야할 부분이 있지만 군사적으로 일본이 얘기한 것(반격 능력)에 대한 확실한 자신들의 능력을 보여준 측면도 분명 있긴 하다”며 “앞으로 계속된 일본을 사정권으로 하는 다양한 미사일들이 더 나올 가능성은 분명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일본 입장에선 반격 능력에 대한 명분이 훨씬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6일 한국의 국무회의 격인 각료회의를 열고 외교·방위 기본 지침인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문서의 개정을 결정하면서 ‘반격 능력’ 보유를 선언했다. 일본은 패전 이후 상대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때 비로소 방위력을 행사하는 최소한의 무력 사용 원칙을 따르고 있는데, 반격 능력 보유 시 이 원칙은 사실상 폐기된다.

또한 개정안에는 ‘북한에 대해 반격 능력 행사 시 한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조항도 담길 전망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의 위협이 우리 대한민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충분히 한미일이 안보 협력이라는 큰 틀 속에서 논의 가능한 그런 내용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