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예산 협상도 입장차 재확인
‘의장 중재안’에 더해 추가 쟁점까지
與 ‘준예산 편성’, 野 '자체 수정안' 갈 수도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내년도 예산안 합의 시한을 3번 연속으로 어긴 여야가 16일에도 예산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날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안한 중재안을 더불어민주당은 수용했지만, 국민의힘은 중재안 외의 쟁점 사안까지 ‘일괄 타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준예산 편성’을, 민주당은 ‘자체 수정안 표결’을 최후의 카드로 쥐고 있는 형국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12월 2일)을 지키지 못한 여야는 정기국회 종료일(12월 9일)에 처리하겠다는 약속도 어겼다. 이어 사실상 최종 협상 기한으로 정했던 전날에도 예산안 합의는 불발됐다.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던 3번의 기한을 모두 어긴 여야는 이날 오전에도 예산안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재확인하고 있다. 전날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에 따라 두 가지로 압축됐던 쟁점이 오히려 더욱 늘어난 모양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김 의장이 제안한 중재안 쟁점 뿐만 아니라 임대주택, 지역화폐, 행정안전부 경찰국 예산 등을 한꺼번에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김 의장은 여야 협상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지자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1%포인트(p) 내리는 방안과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전액 삭감하되 일단 예비비로 기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부대의견을 채택하는 절충안을 내놨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중재안 전격 수용을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법인세율 1%p 인하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에 부족하다며 수용을 보류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법인세 외에도 임대주택·지역화폐·경찰국 및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등 예산 등 다른 쟁점의 이견 해소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민주당은 김 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하는 결단을 내렸지만, 여당은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며 시간을 끌고 있다”며 “오늘이라도 예산 협상을 마무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리가 가진 원칙이나 국가 경제, 재정 상황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을 합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 여당이 하는 일이 국가재정 건전하게 하고 미래세대들에게 도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평행선을 달리는 여야의 예산 협상이 결국 초유의 ‘준예산 편성’ 또는 민주당의 ‘자체 수정안’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준예산은 내년도 예산안이 올해 회계연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까지 처리되지 못할 경우 최소한의 예산을 전년도 예산에 준해 편성하는 것을 말한다. ‘자체 수정안’은 예산 증액 권한이 없는 야당이 정부 예산안을 감액·수정해 국회 본회의를 통해 표결·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자체 수정 예산안이라는 칼은 마지막 순간까지 칼집에 차고 있어야 한다”며 “최악의 경우, 즉 준예산이 편성될 수 있다는 순간에 (자체 수정 예산안을) 꺼내 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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