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ㆍ서상범ㆍ신동윤 기자]삼성과 LG, 현대차, SK 등 4대 그룹 임원인사의 키워드는 ‘60년대생(만54세 이하) 공대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젊은 CEO를 발탁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공과대학 출신 등용으로 기술중심의 성장전략에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다.

헤럴드경제가 6일 4대그룹의 최근 임원인사중 부사장급 승진 임원 108명을 분석한 결과 1960년대 이후 출생자는 총 32명에 달했다. 그중 삼성그룹에만 28명이 몰렸다.

삼성은 1962년생(만52세) 공대 출신 임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김영기(서울대 전자공학과)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을 필두로 박동수(서울대 전자공학), 이효건(서울대 전자계산학), 진교영 (서울대 전자공학), 최정혁(인하대 화학공학), 한종희(인하대 전자공학) 삼성전자 부사장, 남효학(카이스트 재료공학)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윤영인(서울대 화학공학) 삼성토탈 부사장 등이다.

김철(61년생) SK케미컬 사장, 이종상(67년생) LG그룹 부사장, 김신(63년생) SK증권 사장, 이준식(63년생) SK플래닛 부사장도 젊은 CEO군을 이뤘다. 현재 50년대생 CEO가 대부분이지만, 60년대생의 CEO후보들을 발탁해 ‘노련한 고참’과 ‘발 빠른 신참’의 조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전자공학, 화학공학 등 공과대학 출신은 총 46명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불과 4~5년전까지만 해도 경제 경영학과를 졸업해서 기획과 재무 관리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 승승장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기업 경영의 방점이 안정적인 관리능력보다, 기술력을 앞세운 도전과 위기대응에 찍힌 셈이다.

지난해 국내외 품질 시비로 곤욕을 치렀던 현대차가 품질경쟁력의 최선봉장인 김해진(연세대 기계공학과) 현대차 파워트레인 사장을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으로 낙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신상필벌 의지도 어느 때보다 강했다. LG그룹은 ‘G시리즈’로 전년대비 성장률 71%를 기록한 박종석 MC사업본부장을 사장단 명단에 올렸다. 보수적인 인사를 단행한 SK는 SKC를 글로벌첨단소재 기업으로 이끈 박장석 사장을 부회장으로 발탁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실무급 임원 43명을 무더기 승진시키기도 했다.

삼성그룹도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 출신들이 약진했다. 사장으로 승진한 8명 중 6명이 모두 삼성전자와 그 계열사 소속이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여전히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성균관대와 한양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삼성그룹 사장단 승진자 8명 중 2명이 성균관대 출신이다. 한양대는 공과대학 출신들이 대거 임원승진 명단에 포함됐다.

출신고교는 과거 경기고, 경북고, 경복고 등 3개 고교 출신이 대기업 임원명단을 수놓았던 것과는 달리, 용산공고, 배문고, 부산기계공고, 대륜고 등 다양한 고교들이 등장했다. 평준화 첫해인 1974년 이후 고교에 입학한 이들이 많아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