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이르면 이번주 본계약 체결

내년 상반기까지 인수절차 마무리 계획

한화 사옥 전경
한화 사옥 전경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 초읽기에 들어갔다. 내년 상반기에는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고 방산과 친환경에너지를 양대 축으로 하는 ‘뉴 한화’의 포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 체결 일정을 조율 중이다. 한화는 지난달 말 우발채무 등의 변수 없이 실사작업을 마치고 산은과 인수 관련 프로세스를 밟아왔다. 투자합의서상 본계약 체결 마감 시한은 이달 19일이다. 양측 합의에 따라 기한을 연장할 수 있으나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안에는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본계약 이후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경쟁 당국 승인 등 국내외 인허가와 최종 지분 매매 절차를 밟게 된다. 인수작업은 내년 상반기께 완료할 계획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아직 본계약 체결 일정이 정해지진 않았으나 실사 과정에서 우려하던 문제가 없었고 산업은행과도 특별한 문제 없이 협의하고 있다.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대우조선 인수를 종합 방산·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으로 삼을 방침이다. 이는 2009년 한 차례 무산된 꿈을 13년 만에 실현하는 것이자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구조 재편의 한획을 긋는 것이다.

한화는 이번 인수로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진입을 앞둔 조선업에 발을 내딛게 된다. 대우조선의 역량을 흡수해 방산과 에너지 부문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확대하는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종합 방산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그룹은 방산을 미래 주력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 한화디펜스 등 3개사에 분산됐던 방산사업을 하나로 통합했다. 대우조선의 잠수함·군함 등 특수선 건조 역량을 확보하면 한화는 기존 우주·지상 방산에 해양 방산까지 아우르게 된다.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유지보수(MRO) 시장 진출과 고객 네트워크 공유를 통한 수출 경쟁력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우조선의 건조 기술에 한화의 첨단시스템이 더해지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역량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대한 전망도 밝다. 무엇보다 생산에서 운송, 발전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화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수소 에너지와 관련해서도 대우조선이 운반선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연관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한화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발전 사업에 대우조선의 LNG 해상 생산 기술과 운반, 연안 재기화 설비 등이 더해지며 LNG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장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현재 집중하고 있는 방산과 에너지 분야에서 시장 주도력이 생길 것”이라며 “특히 한화가 적극 투자해온 수소 분야를 포함한 에너지의 생산과 운송, 저장, 활용, 판매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이 만들어지면서 장기적으로 성장모델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우조선의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과 기술인력 확보는 한화그룹이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대우조선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291%이며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액은 1조1974억원에 달한다. 한화는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경영진 개편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장현 교수는 “문제는 사람인데 고용승계 등은 이미 노조와 합의가 됐지만 기술인력 유출에 따른 데미지는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R&D(연구개발)나 설계 관련 고급 기술인력을 어떻게 빨리 보충해 기술개발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