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제가 돈까스 마니아인데 여기만큼 맛있는 곳 못 봤어요. 이제 여기서만 시켜먹으려고요”
음식 배달앱에 가짜 후기를 쓰며 평점을 고의로 높이거나 떨어뜨리는 ‘허위 리뷰’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배달 플랫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배달앱 신뢰도 회복을 위해 후기를 관리하는 전담팀을 꾸리거나 캠페인을 시행하는가 하면 법적 조치까지 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배달앱의 평점 조작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대표는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한다”며 “내부적으로도 리뷰제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 지 고민 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통상 배달앱 이용자들은 음식을 주문하기 전 다른 이용자들이 남긴 후기부터 먼저 확인한다. 후기가 큰 영향을 미치자 급기야 음식점 업주들로부터 돈을 받고 후기를 써주는 리뷰대행 업체가 판을 치고 있다. 일부 업주들은 매출 증대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리뷰대행 업체에 후기 조작을 의뢰하는 상황이다.
앞서 마케팅회사 대표 A씨는 2020년 6월부터 업주들로부터 한 건당 5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리뷰를 조작한 혐의로 법원에 넘겨졌다. 결국 지난 6월 서울서부지법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두 달간 총 9985회에 걸쳐 허위 리뷰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온라인상에는 배달앱 리뷰를 대신 써주겠다며 유혹하는 대행 업체가 횡행하고 있다. 한 업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음식점에 ‘좋아요’ 표시를 눌러주는 조건으로 100건당 12만원, 2000건당 240만원을 받는다고 소개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들은 자칫 배달앱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허위 리뷰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요기요는 인공지능(AI)과 리뷰 전담팀으로 구성된 리뷰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리뷰를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건전한 리뷰작성을 유도하기 위해 ‘식후감 대회’라는 이색 캠페인까지 시행했다.
요기요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 9월까지 1년 3개월 동안 ‘식후감 대회’를 진행한 결과 누적 리뷰가 29만건을 돌파했다. 해당 리뷰들은 일반 리뷰보다 맛에 대한 표현 비율이 17% 포인트 높고 글자 수도 3배 가까이 늘어 정보성이 한층 강화됐다.
아울러 식당 매출 증가에도 기여했다고 요기요는 밝혔다. 7월 한 달 평점 4점 이상의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7월에 식후감 리뷰가 많이 등록된 레스토랑의 전월 대비 주문 수 증가율이 전체 레스토랑보다 7%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배달의 민족은 허위 리뷰를 작성한 사례가 적발될 경우 법적 조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허위 리뷰의 수법이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AI를 활용한 고도화 모델을 활용해 허위로 의심되는 리뷰를 빠르게 차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