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온라인 ‘대리구매’ 성행
2030여성은 술잔 ‘물뽕’ 걱정
“우리나라가 마약청정국이 아니었구나.” 얼마 전 서울의 한 식당에서 들었던, 휴대전화로 작곡가 겸 사업가 돈스파이크(45·본명 김민수)의 구속 송치 기사를 보던 한 직장인이 혀를 끌끌 차며 했던 혼잣말이다.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돈스파이크는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관련기사 4면
사실 그 직장인의 말처럼 우리나라는 이제 마약청정국이 아니다. 국호에 자조(自嘲)의 의미가 섞인 ‘마약민국’으로 일컬어지는 치욕스러운 상황이 점점 현실이 돼 가고 있다.
일부 10대는 중독성이 있는 술과 담배는 물론 ‘대리 구매’의 준말인 ‘댈’이라는 단어까지 써 가며, 향정신성식욕억제제인 디에타민이나 펜타닐 패치를 구하느라 혈안이 돼 있다. 20~30대 여성들은 클럽이나 술집에서 성범죄 목적으로 섞인 ‘물뽕(GHB)’을 행여 마시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술 한 잔 편하게 들이키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토로한다.
이 같은 세태 속에 마약을 구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게 됐다. 최근에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이나 고속도로 수화물 서비스를 통해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구매한 4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얼마 전에는 마약을 삼켜 배 속에 숨기는 이른바 ‘보디패킹’ 방식으로 밀반입을 시도한 50대 남성이 몸속에서 마약이 터져 숨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마약류 범죄의 증가세도 뚜렷하다. 검찰에 따르면 올해 1∼7월 붙잡힌 마약사범은 1만5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363명)에 비해 12.9% 늘었다. 마약 압수량도 2017년 154.6㎏에서 지난해 1295.7㎏으로 5년 사이 8배 늘었다. 검찰은 올해 마약사범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텔레그램 등 사이버 공간에서 암암리에 거래되는 마약 거래를 적발하기 위해 디지털 위장 수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다크웹이나 사이버 공간에서 (거래) 정황을 포착해 잡으려면 위장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상윤·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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