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동안 9차례나 이착륙 명령
“불필요한 동선 300㎞나 추가”
안병길 “무리한 지시로 인한 人災”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지난 4월 실종 선박 수색에 투입됐다 제주 인근 해상에 추락한 S-92 헬기 사고의 원인이 무리한 야간 해상비행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해양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경청은 지난 4월 7일 오후 3시53분께 대만 해역에서 발생한 ‘교토 1호’ 침몰사고를 최초 인지하고 같은 날 오후 6시 20분 S-92 헬기 출동을 지시했다.
지시에 따라 오후 6시45분 김해국제공항에서 출동한 헬기는 오후 7시3분 부산해양경찰서에서 중앙해양특수구조단(중특단) 구조인원을 추가 탑승시킨 후 2번째로 이륙했다.
그런데 해경청은 오후 7시32분 제주구조대에서 소나(음파탐지기)를 탑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가, 불과 6분 뒤인 오후 7시38분에 인원·장비 재편성을 위해 부산으로 복귀하라는 정정 명령을 내렸다.
오후 8시42분께 김해공항으로 돌아온 헬기는 오후 9시5분 재이륙, 오후 10시18분 연료 수급을 위해 제주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오후 11시9분 제주공항을 떠난 헬기는 다음날인 8일 0시53분 해경 3012함에 중특단 인원과 장비를 내려놓은 뒤 오전 1시30분에 이륙했으나 2분 만에 추락했다.
최초 헬기 출동 지시 이후 약 7시간 동안 9차례 이착륙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지휘부의 잦은 임무 변경 지시로 인해 비행시간과 동선이 늘어나고 조종사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가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안병길 의원이 사고 당시 헬기 동선을 분석한 결과, 총 907.94㎞의 거리를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무 진행이 원활이 이뤄졌다면 600㎞ 내외로 비행거리를 단축시킬 수 있었는데 불필요한 동선이 300㎞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해경은 당시 헬기를 돌려 추가로 탑승시킨 잠수인력을 ‘교토 1호’ 침몰 현장엔 투입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해역 수심은 약 50m로, 특수장비 없이는 잠수사 투입이 불가능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해경이 헬기에 실어보낸 스쿠버 잠수 장비는 최대 수심 40m까지 작전이 가능한 장비였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도 수사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안 의원이 고용노동부에 해석을 의뢰한 결과, 고용부는 ‘해경 헬기 추락 사망사고는 업무수행 중 재해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와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하므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안병길 의원은 “사고조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겠지만, 무리한 지시로 인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무슨 이유와 근거로 장거리 야간 비행지시를 결정했는지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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