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베팅의 괴물’, ‘영화펀드의 미다스의 손’… 김지웅 TGCK파트너스 대표(43ㆍ사진)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최연소 임원(엠벤처투자)에 이어 최연소 대표(SMCI)를 지냈고, 문화산업 부문 최장 투자 경력과 실적 보유한 그의 이력을 훑어본다면 화려한 수식어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김지웅 대표가 또 일을 냈다. 해외 자본이 참여해 설립한 첫 국내 창업투자회사인 TGCK파트너스를 올해 초 만들었다. 게다가 최근 TGCK파트너스는 중국 최대 부동산 재벌기업인 완다그룹과 부산시가 내놓은 아시아 최대 규모 펀드(2000억 원)에 운용사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외국 영화의 진입 장벽이 높은 중국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경쟁력은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아직 구체적인 그림은 나오지 않았지만, 김 대표는 기획 단계부터 중국 파트너와 함께 판을 짜는 한·중 합작 영화를 구상하고 있다.
“중국 영화시장이 말도 안 되게 성장했어요. 3~4년 전만 해도 극장 수가 2000개 정도였는데 지금은 2만 개가 넘죠. 지금도 2~3일에 하나씩 극장이 생겨요. 그에 비해 인프라는 부족하기 때문에, 영화산업이 먼저 발전한 우리의 기술 노하우나 인력을 중국이 필요로 하죠. 중국은 우리와 비슷한 감성이 있어 현지화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어요. 한·중·일 영화 시장을 합치면 미국보다 큰데, 할리우드 진출을 고집할 필요가 없는 거죠.”
김지웅 대표는 국내 영화 펀드에서도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최초로 확정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영화 펀드를 결성한 것. 지금까지 국내 영화 펀드는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성된 펀드)가 대부분이었다. 기본적으로 주식이든 펀드든 투자 대상이 정해져 있는데, 국내 엔터테인먼트 펀드는 돈부터 모으고 투자 대상을 찾으러 다녔다. 그렇다보니 국내는 물론, 해외 투자자들이 지갑을 열 리 만무했다.
“기본 콘셉트의 펀드처럼 투자 대상부터 정해서 펀드를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쇼박스와 1년 전부터 얘기해서 내년 라인업 가운데 ‘암살’-‘사도’-‘내부자들’-‘강남1970’ 네 편을 묶어 투자를 받았죠. 투자자들 반응이 금방 오더라고요. 싱가포르 자산운용사와 중국 미디어그룹도 출자했어요. 이번 ‘TGCK한국대표영화펀드’ 1호에 이어 2, 3호도 계속 준비 중이예요.”
김 대표는 어느덧 14년 째 문화 콘텐츠 투자 분야에 몸 담고 있다. 여전히 문화 콘텐츠를 ‘돈이 안 되는 일’로 생각하는 시선도 있지만, 그는 “결국은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플랫폼이 생기면 콘텐츠는 그 이상으로 다양해진다. 또한 직접 문화를 즐기는 것에 대한 욕구는 대체 불가능하다. 모바일로 어떤 음악이든 들을 수 있는 시대지만, 스티비 원더 내한공연이 열리면 티켓 전쟁이 벌어진다. IPTV와 VOD서비스가 활성화 됐지만 극장에선 1년에 1000만 영화가 2~3편 씩 나오기도 한다.
“투자해서 돈을 얼마나 벌진 몰라요. 그걸 알면 신이지.(웃음) 그래도 어떻게 하면 손해는 안 볼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죠. 소위 말하는 ‘리스크’(위험요소)를 해체하는 거예요. 기존 영화 펀드는 다 만들어놓은 판에 투자해 왔죠. 저희는 콘텐츠의 밑바닥에 붙어서 전략적으로 리스크를 제거해 나가요. 심지어 캐스팅에도 나서고 배급도 뛰고 공연장도 잡고… 필요한 지원은 다 하려고 해요. 단순히 금융투자가 아니라 책임제작자(executive producer)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죠. 그게 리스크를 줄이는 최고의 방법이에요.”
이혜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