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삼성전자가 2일 광소재 부문을 미국 코닝(Corning)에 매각하기로 발표한 것은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새삼 확인시켜 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정도까지의 ‘빅딜’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또다른 사업부문 매각과 함께 신성장동력 사업의 적극적인 인수도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광소재 부문을 코닝에 매각하면서 양측간 비밀보장 계약을 이유로 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이나 배경은 일체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구미공장 등과 함께 이번 매각 대상에 포함된 중국현지법인(SEHF)의 경영실적을 보면 매각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100% 출자한 SEHF는 2012년까지 총자산이 장부가(850억원)를 밑돌았다. 애초 삼성전자가 출자한 돈을 까먹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깜짝 이익을 낸 지난 해를 제외하면 이 법인의 순이익은 줄곧 내리막이고, 올 들어서는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한화그룹과의 빅딜의 출발점이 된 삼성테크윈도 수년간 매출 3조원 문턱을 넘지 못했고, 순이익은 지난 몇 년간 내리막을 걷다 올 들어 아예 적자로 전환했다. 다만 SEHF는 지난 해 깜짝 흑자 덕분에 총자산이 장부가를 웃돌기 시작했고, 이 덕분에 지금이 코닝사에 꽤 괜찮은 값을 받고 팔 수 있는 적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은 지난 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삼성코닝 지분도 팔았고, 올 들어서는 삼성정밀화학의 태양광 자회사 지분도 정리했다. 삼성SDI가 PDP사업을 아예 접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비주력 부문 매각에 적극적이면서 동시에 신성장동력에 대한 인수에도 공격적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8월 2억 달러를 들여 미국의 사물인터넷 개방형 플랫폼 개발업체인 ‘스마트싱스’ 인수했고, 미국 공조제품 유통회사인 ‘콰이어트사이드’도 사들여 북미에서 기업간거래(B2B)와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9월에는 캐나다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 회사인 ‘프리터온’도 품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어중간한 사업들은 정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사업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파는 것보다는 사는 것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방산과 종합화학도 다른 그룹에 가면 주력사업이 될 수 있지만 삼성 입장에서는 각분야 글로벌 리더와는 거리가 있는 사업이어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yh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