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혁명으로 에너지 생산대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미국이 세계 경제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압도적인 셰일자원 생산을 바탕으로 제조업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세계의 굴뚝’ 중국의 등장으로 흔들렸던 ‘G1’의 지위를 다시 공고화하고 있다.
▶셰일혁명 美 성장 견인…제조업 ‘유턴’=미국 경제는 셰일혁명에 따른 에너지 생산 증가로 산업 전반에 걸쳐 스필오버(파급ㆍspillover) 효과를 누리고 있다.
가장 먼저 반사이익을 받은 곳은 일자리 시장이다. 금융위기 이후 5년 간 8∼10%대를 맴돌며 떨어질 줄 모르던 실업률은 지난해 11월 현재 7.0%까지 하락했다.
앞서 글로벌 컨설팅사 매킨지는 미국의 셰일 붐으로 새 일자리가 2020년까지 170만개 생기고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6900억달러나 늘어난다고 추정한 바 있다. 보스톤컨설팅그룹(BCG)도 2020년까지 5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셰일혁명으로 저렴하게 원료를 공급받게 된 석유화학 기업들은 생산에 날개를 달게 됐다.
미국화학협회(ACC)에 따르면 미국 석화기업의 연간 생산량은 올해 2.5%, 내년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경쟁력이 제고됨에 따라 석화부문 경상수지도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등 일반 제조기업도 마찬가지다. 셰일혁명 이후 미국으로 ‘유턴’하려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내 생산비용이 감소함에 따라 포드, 제너럴일렉트릭(GE), 캐터필러 등이 해외에서 미국으로 공장을 재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생산기지를 설립한 중국 컴퓨터업체 레노보처럼 해외 기업의 미국행도 두드러진다.
대니얼 예긴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협회장은 “미국의 가스 가격은 유럽의 3분의 1, 아시아의 5분의 1 수준”이라면서 “(셰일혁명에 따른)저렴한 천연가스 가격으로 미국 제조업의 르네상스가 도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G1 공고화…선진국 압도=셰일 혁명 이후 미국은 세계 시장에서 G1으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에서 순수출국으로 ‘역습’을 도모하는 모양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미국의 상품 및 서비스 수출은 전달 대비 1.8% 증가한 1927억달러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과 석유 부문의 수출이 약진하면서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뿐만 아니라 유로존, 캐나다 등 선진국으로까지 수출이 확대돼 주목된다.
이같은 미국의 선전에 유럽 등 선진국들은 경계 태세다.
최근 영국 기후변화위원회(CCC)는 “미국 셰일혁명으로 유럽의 가스 가격이 미국보다 3배 가량 비싸졌다”며 “(유럽 기업활동 부담 증가로 인해)향후 기업 투자와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를 모두 미국에 빼앗길 위험이 커졌다”는 경고를 내놓은 바 있다.
▶美ㆍ신흥국 양극화 심화=한편 미국 경제의 가파른 회복세는 신흥국 경기와 극명한 대조를 보이며 디커플링(탈동조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의 최대 피해자로 꼽히는 신흥국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지난해 연간 증시 하락률 15.5%를 기록한 브라질을 비롯해 태국,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은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가려는 투자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통화가치도 곤두박질쳐 외환위기 우려까지 고조되고 있다.
한편 중국의 경우 세계 최대 셰일가스 매장량을 보유했음에도 개발 기술의 한계로 경제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중국 국토자원부가 지난해 셰일가스 생산량이 전년 대비 700% 늘어 2억평방미터에 이른다고 추산했으나 이는 2012년 미국 생산량(2300억평방미터)에 비해 100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서브라임차이나의 왕샤오쿤 애널리스트는 미국 셰일 업체들이 중국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첨단기술의 대중 수출을 금지하는 미국 정부의 방침을 고려하면 중국의 셰일 개발은 더딜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