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참전유공자와 가족 욕보여 사과해야”
“참전용사들도 젊음과 생을 바친 희생자들”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5일 최근 KBS가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을 다룬 프로그램을 방영한 것과 관련 모든 참전용사를 학살자로 매도하는 편파방송이라면서 사과를 촉구했다.
박 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참전용사들은 학살자가 아닙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KBS가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월남전 참전용사 모두를 학살자인 양 매도하는 편파적인 방송을 했다”며 “어느 피해자 일방의 목소리만을 전달하고, 그것이 전부인양 방송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신료를 받아 운영되는 KBS가 대한민국 국민 32만5000명(베트남전 파병 국군 추정 규모)을 학살자로 모는 현실에서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은 KBS 수신료 고지서를 받고 과연 어떤 생각이 들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공영방송이라면 전쟁의 비극을 이분법적으로 재단하고, 전쟁의 한 단면만을 침소봉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며 “전쟁에 대한 기억은 그것이 영광의 기억이든, 고통의 기억이든 우리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긴 채 여전히 현재성을 간직하고 있기에 무분별하고 불공정한 보도를 통해 선정적으로 소환되고 소비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전쟁의 복합적인 양상과 다층적인 국면을 알지 못한 채 단편적인 이해로 섣불리 접근한다면 공동체의 미래에도 큰 해악을 끼치게 된다”면서 “참전용사들도 전쟁영웅이기에 앞서 전쟁 피해자들이다. 나라의 부름에 젊음과 생을 바치고 조국 발전에 밑거름이 된 희생자들”이라고 덧붙였다.
박 처장은 그러면서 “32만5000명의 월남전 참전유공자와 그 가족 모두를 욕보인 KBS ‘시사멘터리 추적’팀에게 정중한 사과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박 처장은 특히 “아울러 국가보훈처장이기 전에 월남전 참전 전사자의 아들로서 한마디 덧붙인다”면서 “아버지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늘 나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저의 영웅이셨다. 제가 학살자의 아들이 아니라 참전영웅의 아들이듯, 대한민국 32만5000명의 젊은 장병들도 국가의 부름에 한 번뿐인 청춘을 바친 영웅들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보훈처는 전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KBS가 지난달 7일 시사멘터리 추적 ‘얼굴들, 학살과 기억’을 통해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는 편파방송을 했다며 유감을 표명하고 참전유공자들의 반론권을 요구했다.
한편 박 처장은 베트남전에서 부친을 잃은 ‘보훈가족’ 일원이기도 하다.
박 처장의 부친 고(故) 박순유 중령은 미국 첩보부대에서 교육받은 뒤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박 처장이 일곱 살이던 1972년 6월 전사했다.
shind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