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배상문제 ‘정부안’, 한두 달 내 도출 가능성
김성한 “양 정상이 구체적인 해법 밝힐 기회 있을 것”
가장 빠른 유엔총회…전후에도 양자 회담 가능성 열어
대법 판결 취지·피해자 의사·국민적 동의·日호응 관건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대법원이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한 일본 기업의 국내자산 매각(현금화) 절차를 위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서 정부가 외교적 해결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게 됐다. 대통령실은 해법 마련의 시한을 ‘한두 달 내’로 잡고, 한일 정상회담도 조율 중이다. 5일 외교가에서는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법을 위한 ‘정부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을 모색하는 민관협의회에 피해자 지원단체와 법률 대리인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정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피해자 측 의견을 경청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일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와 양금덕 할머니의 자택을 방문한 후 고(故) 임혜옥 여사의 묘소를 참배했다. 박 장관은 또한 귀경길에 근로정신대 피해자 고(故) 전옥남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부는 해법 마련과 함께 일본과 본격적인 협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의 상표권·특허권 특별현금화 명령 사건을 심리 중인 대법원 3부의 주심 김재형 대법관이 지난 2일 결론을 내지 않고 퇴임하면서, 한일 관계 최악의 시나리오로 거론돼 온 현금화 절차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다. 미국 하와이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를 마치고 귀국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2일 “앞으로 한두 달 정도 집중적으로 노력하면 무엇인가 해법을 도출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최종적으로 한일 양 정상이 ‘정부안’을 발표하는 형식을 준비하고 있다. 김 실장은 “앞으로 유엔을 비롯한 다자회의 계기라든지, 그 전후로 필요하다면 양 정상이 만나 해법을 구체적으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대국을 방문하는 방식보다 부담이 덜한 다자회의를 계기로 만나는 방식이 우선 꼽힌다. 가장 가깝게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모두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유엔총회가 있다.
다만 정부가 마련하는 해법이 2018년 대법원이 피해자들에게 일본 전범기업이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취지와 피해자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로 문제가 해결됐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도 큰 숙제다. 정부는 일본 측에도 ‘성의 있는 호응’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일본 측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 대법관은 퇴임사에서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모든 문제를 사법부가 나서서 해결하려고 해서도 안 되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이 지난달 19일까지였던 ‘심리불속행’ 결정 기한을 넘겼지만, 김 대법관 퇴임 이전에 정식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앞서 외교부는 7월 말 강제동원 배상 문제에 대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설명하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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