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부산을 찾는 관광객 판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여건상 일본인 관광객 비중이 항상 1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과 엔저 현상 등으로 일본인 관광객 수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 빈자리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했다.
2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부산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47만8059명으로 전년 동기 56만2450명에 비해 15.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산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73만908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7%나 증가했다. 이에 올해 부산을 찾을 외국인 관광객 순위는 중국이 일본을 넘어서 1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지난해 11월까지 부산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수를 중국인 관광객이 26만여명 차이로 뛰어넘었고, 12월 역시 비슷한 추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31.4%에 달했던 일본 관광객 비중은 2010년 25.7%, 2011년 24.9%, 2012년 23.0%로 해마다 줄다가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와 독도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심화된 지난해에는 18.3%로 낮아졌다. 여기에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엔저 현상까지 가세하면서 일본인 관광객 감소세가 더욱 심화됐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객이 잇따라 부산을 찾으면서 2009년 15.8%였던 비중이 29.3%로 높아져 일본을 제치고 국적별 관광객 비중에서 1위 국가로 부상했다. 이 같은 현상은 엔저 현상과 한일 관계 경색 등으로 일본인 방문객의 발길이 줄어든 데 비해 국제 크루즈선박의 부산항 입항 급증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부산시는 분석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일본인 관광객 감소를 막기 위해 지난해 3월 부산ㆍ후쿠오카 공동 규슈지역 프로모션 등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현지 관광설명회를 3차례 개최하고 일본인 기자단 팸 투어도 6차례나 열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올해에도 아시아 게이트웨이 사업의 일환으로 한일 공동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한편, 일본 크루즈 유치를 위한 마케팅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일본인 관광객 급감으로 부산시가 세운 외국인 관광객 유치 계획도 차질을 빚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 미국과 유럽 등지의 외국 관광객도 큰 폭으로 줄면서 부산시가 목표로 한 ‘2013년 외국인 관광객 300만명 유치 목표’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61만115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242만7천561명과 비교해 7.6% 늘어났다. 하지만 12월까지 모두 포함하더라도 올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관광객은 모두 280만명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부산을 찾은 국적별 관광객 비중은 중국과 일본에 이어 3위 부터는 미국, 홍콩, 러시아, 대만, 영국, 캐나다, 독일, 호주 순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