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미국 뉴욕시를 대표하는 ‘녹색 심장’ 센트럴파크. 맨해튼 고층 건물 사이에 마련된 도시숲으로 시민들이 마음껏 운동이나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센트럴파크에서 조깅이나 자전거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은 흔한 풍경이다.

그런데 최근 뉴욕시가 센트럴파크에서 자전거 최고 주행속도를 낮추는 방안을 급작스럽게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전했다.

실제 뉴욕 교통부는 센트럴파크 차로 곳곳에 자동차 및 자전거 제한속도가 최고 시속 25마일(약 40.23㎞)에서 20마일(약 32.2㎞)로 변경됐음을 알리는 표지판을 설치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구간에선 최고 시속을 10마일(약 16.1㎞)로 제한해달라고 권고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등장했다.

센트럴파크의 새 제한속도 규정은 6마일(약 9.66㎞) 길이의 주요 순환로에서 교통사고가 빈발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맨해튼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센트럴파크는 출퇴근 시간에는 차로가 자동차, 자전거 외에도 3륜택시, 마차, 행인으로 뒤섞여 극도의 혼잡을 연출한다. 맨해튼 중심부인 컬럼버스서클부터 72번가까지는 극심한 정체 상황이 빚어지기도 한다.

특히 올해엔 자전거 충돌사고로 행인 2명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의 보컬멤버 ‘보노’는 지난달 센트럴파크에서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뉴욕 시정부가 고심 끝에 내놓은 최고속도 제한 규정이지만, 당국이 사전에 이에 대한 공지를 하지 않아 ‘졸속 처리’란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제한속도 변경안의 시행일자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미국 최대 자전거협회인 CRCA의 루시아 덩 대변인은 “자전거에 속도계가 없어 자신이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출근 시간이 아닌 이른 새벽에 (최고속도 이상으로) 달리더라도 교통 위반 딱지를 받게 되는지 역시 불확실하다”고 꼬집었다.

또 시 당국이 최고속도 하향 조정을 추진하면서도 단속을 반드시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라이언 루소 뉴욕 교통부 차장은 “자원은 언제나 한정돼있기 때문에 공원 내 규정 집행에 (물리력을)초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건널목 안전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