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광고비로 수백억 쓰더니 350억원 뭉칫돈 몰렸다.”
국내 명품거래 플랫폼 중 한 곳인 트렌비가 지난해 330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음에도 최근 35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새로운 성장발판을 마련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트렌비는 기존 투자자인 IMM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 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뮤렉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350억원을 유치했다. SL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증권도 신규 투자자로 가세하면서 힘을 실었다. 누적 투자금액은 기존 400억원에서 700억원대로 늘어났다.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트렌비는 경쟁 명품 플랫폼들이 병행수입 파트너와의 계약에 집중한 것과 달리 해외 법인을 두고 해외 부티크와 아웃렛·백화점 등에서 직매입하는 비중을 높여왔다. 이러한 점이 트렌비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9월 배우 김우빈과 김희애를 앞세운 TV 광고를 선보이며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광고 시작 2개월 만에 월간 거래액은 세 배 이상 늘었고, 올해 6월까지 누적 거래금액은 8000억원을 돌파했다. 명품 플랫폼 이미지에 부합하는 톱스타 기용으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마케팅에도 상당한 비용을 투입했다. 트렌비의 202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299억원을 쏟아부었다. 경쟁 플랫폼인 발란(191억원), 머스트잇(134억원)보다 많다. 발란은 배우 김혜수를, 머스트잇은 배우 주지훈에 이어 최근 이엘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신규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명품 플랫폼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광고선전비 등 출혈이 심해지면서 트렌비 등 주요 명품 플랫폼들은 아직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렌비의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 규모는 300억원에 달한다. 매출(218억원)보다 그 폭이 크다.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7% 증가했지만 영업적자는 세 배 넘게 늘었다. 경쟁사 발란도 -186억원, 머스트잇은 -19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트렌비가 이 같은 실적 부진을 뚫고 이번에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만큼 수익성 개선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를 위해 앞으로 수익구조 개선과 사업 운영효율와 등 내실화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