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목적’ 노리고 접근하는 경우 잦아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기록적인 호우로 1500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여성 이재민을 노리고 접근하는 이들이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13일 오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홍수’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본인을 여성이라고 소개하며 홍수로 갈 곳이 없다고 도와달라는 내용의 채팅방이 수십 건 이상 올라와 있다.
채팅방마다 본인을 남성이라고 소개하는 수십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접근해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대부분 “어떻게 도와드릴까요”라고 정상적인 대화로 접근해, 본인이 사는 집으로 오라고 하거나 모텔을 잡아줄테니 같이 가자는 식으로 결국에는 ‘동침’을 요구했다.
심지어는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라고 소개한 여성들도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에는 여성인 척 장난으로 오픈채팅방을 개설한 ‘낚시글’이다. 하지만 진짜 여성이 있다면, 범죄의 타깃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 오픈채팅방을 통해서 미성년자 성매매 등이 이뤄진 사례가 있으며, 경찰과 여성가족부에서도 오픈채팅방을 통해 이뤄지는 성매매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2016~2018년 3년간 적발된,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성매매 적발 건수만 863건에 달한다. 현재는 오픈채팅방이 더 활성화된 만큼, 그 규모도 더 커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는 오픈채팅방을 통해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성착취물 영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배준환(39)에게 법원이 징역 16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일부 피해 미성년자는 성매매까지 이용당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익명 채팅 앱을 통한 범죄가 점차 증가하는 만큼 적절한 장치가 필요하다”며 “표현의 자유를 지키면서도 범죄 악용을 제어하는 방안들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