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법조계와 손보업계간 송사업무를 둘러싼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비화되는 등 정면 충돌하고 있다.
30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변호사협회(이하 변협)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LIG손해보험을 고소했다. LIG손보가 소송만을전담하는 가장 지배인을 두고 법률 대리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LIG손보가 지배인제도를 도입해 송무팀 직원들을 지배인으로 등기한 것을 두고 변협이 변호사법 위반으로 문제를 삼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변호사법 위반으로 보험사를 고소하기는 이번이 첫 사례인 듯 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LIG손보는 소액건에 한해 소송 시 소송대리인 역할을 하는 지배인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지배인이란 상법상 영업주 대신 영업에 관한 모든 재판상 및 재판 외의 행위를 하는 대리권을 가진 상업사용인을 말한다. LIG손보는 송무팀 직원 4명을 지배인으로 선임한 상태로, 소송의 효율적인 측면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LIG손보 관계자는 ”소액소송의 경우 소송금액보다 변호사 보수로 지급되는 비용이 더 많은 경우가 적지 않다“며 ”사업비 절감을통한 보험계약자의 부담을 줄이고, 책임 있는 소송 진행을 위해 소송 담당직원을 지배인으로 등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협은 LIG손보가 가장 지배인을 두고 법률을 대리하는 등 변호사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소송업무를 둘러싼 변호사법 위반 여부를 두고 변협과 손보업계간 갈등이 내재돼 왔다”며 “LIG손보가 지배인 제도를 도입한 것이 가장 지배인이라며 변협이 반발, 소송을 제기하면서 결국 법적 공방으로 비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가장(假裝) 지배인이란 영업에 관한 포괄적 권한은 없고, 오로지 소송수행상의 편의만을 위해 선임된 자를 뜻한다. 주로 법조계에서는 사이비 지배인이라고 일컫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협은 “채권추심회사 또는 카드, 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이 단지 소송업무를 전담시킬 목적으로 일부 직원을 지배인으로 등기하한 후 소송행위를 전담하도록 하는 행위가 만연해 있다”며 “소송수행만을 위해 선임된 지배인은 가장 지배인이며, 가장 지배인이 소송에 관여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변호사대리의 원칙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는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법률사무를 금지한 변호사법 규정(제109조 제1호)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범법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손보빅5사 중 지배인을 두고 있는 손보사는 현대해상을 제외한 4곳이다. 삼성화재가 2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동부화재와 메리츠화재도 각각 24명과 14명의 지배인을 두고 있다. 이들은 주로 보상센터 소속 직원들로 LIG손보처럼 소송업무를 전담하는 직원은아니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지배인을 선임할 경우 변호사들의 일감이 줄기 때문에 법조계에서 지배인제도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며 ”양측간 밥그릇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LIG손보가 본보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