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강대국’ 향한 민관 파트너십도 출범
20여년 연구 끝 25일 화성캠퍼스서 출하식
경계현 “3나노 양산, 파운드리 사업에 한 획”
기술에서 처음으로 TSMC 6개월이상 앞질러
2026년 글로벌고객사 300곳으로 확대 목표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1㎚=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출하식을 25일 경기도 화성캠퍼스에서 개최하고 향후 평택캠퍼스까지 양산 라인을 확대하기로 했다. 20여년간의 연구 끝에 3나노 양산과 출하까지 거치며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에 기술로 처음으로 앞서게 됐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서 TSMC를 추월하고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까지 실현하기 위해서는 향후 수율을 높이고 고객사를 확대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3나노 양산, “파운드리 사업에 한 획”=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DS부문장)는 이날 화성캠퍼스 V1라인에서 진행된 출하식에서 “이번 제품 양산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한 획을 그었다”고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핀펫(FinFET) 트랜지스터가 기술적 한계에 다다랐을 때 새로운 대안이 될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의 조기 개발에 성공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혁신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GAA는 기존 핀펫과 비교해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면적이 넓어지는 구조(3→4채널)여서 반도체 크기 축소와 공정 미세화에 따른 핀펫의 성능 저하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GAA 기반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에 비해 전력은 45% 절감, 성능은 23% 향상, 면적은 16% 줄였다. 2세대 공정(전력 50% 절감, 성능 30% 향상, 면적 35% 축소)은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한 이후 17년 간 TSMC와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2000년대 초부터 GAA 트랜지스터 구조 연구를 시작해 2017년 3나노 공정에 본격 적용했다.
이번 3나노 양산은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기술에서 TSMC를 앞선 것으로, 업계에서는 TSMC가 연말께나 3나노 양산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SMC보다 6개월 이상 빠른 셈이다.
게다가 TSMC는 핀펫 기반 3나노 양산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핀펫의 기술적 한계 때문에 GAA 기술로의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TSMC는 2025년 양산 예정인 2나노 공정부터 GAA를 적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메모리반도체에서 30년 간 시장을 선도해온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에서도 앞선 기술로 ‘초격차’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앞서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력 강화를 강조했다.
▶평택으로 양산확대...수율·고객사 확보 관건=삼성전자는 이날 3나노 양산을 평택캠퍼스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0나노 미만 초미세공정을 도입한 회사는 삼성전자와 TSMC 뿐이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4%, 삼성전자가 16% 수준이지만 10나노 미만 점유율은 6대 4 정도로 분석된다. 기술력 강화와 고객사 확보로 향후 이를 5대 5 수준으로 따라잡을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도 이날 3나노 GAA 공정 양산과 선제적인 파운드리 기술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관건은 수율(양품 비율) 향상과 고객 확보다.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4나노 수율이 50%까지 오르고 5나노 수준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며 3나노 수준도 기대치보다는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3나노 양산에 시간이 걸리는 TSMC를 뒤로 하고 4나노 이하 선단 공정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수율 향상은 고객사 확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 애플 등 주요 고객사들의 수주 물량을 TSMC가 가져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현재 약 100곳의 고객사를 2026년 300곳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번 3나노 GAA 공정도 고성능 컴퓨팅(HPC)에 처음으로 적용하고, 주요 고객들과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 확대 적용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생태계 강화를 위해 정부도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협력할 수 있는 세계적인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회사가 국내에 있어야 파운드리도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유망 팹리스 30개사를 ‘스타팹리스’로 선정하는 등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다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인 ‘칩(Chip)4’ 참여는 장기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미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전자는 향후 20년 간 텍사스주에 1921억달러를 들여 11개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이다. 반면 중국은 최대 반도체 수요국이어서 동맹 내에서의 관계와 국가 전략에 따라 삼성과 TSMC의 점유율 향방도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