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연구팀, 생체 효능 높인 단백질 복합체 개발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암세포 자살을 유도해 암 성장을 억제하는 단백질의 효능을 개선한 새로운 물질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김은희·강세병 교수팀은 트레일(TRAIL) 단백질의 생체 내 효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단백질 나노 복합체를 개발했다. TRAIL 단백질은 세포 자살을 유도 하는 단백질이다. 실제 동물실험에서도 암 조직 성장을 억제하는 탁월한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단백질 복합체는 TRAIL의 작용을 방해하는 ‘EGF수용체 신호경로’를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EGF수용체 신호경로는 TRAIL과 반대로 세포에 생존·분열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EGF단백질이라는 성장인자가 EGF수용체와 결합함으로써 이 화학적 신호를 만들어 내는데, 개발한 복합체의 인공단백질 성분이 성장인자를 제치고 수용체와 결합해 신호 전달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 이 인공단백질(EGF수용체 어피바디 단백질)은 EGF수용체와 결합하려는 힘이 크기 때문에 TRAIL 단백질을 EGF수용체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암세포에 골라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TRAIL과 어피바디 단백질을 동시에 체내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케이지 모양의 단백질(AaLS) 표면에 이 두 단백질을 고정시키는 방식을 썼다.
개발한 단백질 나노 복합체의 항암효과는 피부암 세포주 실험과 동물실험에서 모두 확인됐다. 특히 암세포를 이식한 쥐에게 이 단백질 나노 제제를 혈관 주사한 경우, 비교 집단과 달리 암 조직 성장이 크게 억제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TRAIL 단백질 내성뿐만 아니라 TRAIL 단백질 자체의 낮은 암세포 결합친화성, 불안정성 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라며 “EGF수용체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특정 암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어피바디 단백질이 암조직 내 표적 침투 성능을 개선하는 효과도 실험으로 확인했다. 암세포를 이식한 쥐에 다양한 단백질 나노복합체를 주입해 봤을 때 복합체에 어피바디 단백질이 포함된 경우에만 쥐의 암 조직에서 강한 형광신호가 검출됐다.
연구진은 “연구에서 제시한 단백질 나노입자 기반 기술은 항암제 뿐만아니라 생체 내에서 다양한 신호조절인자 등을 제어하는 치료 기술 개발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약물 전달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오브 컨트롤드 릴리즈’ 7월 12일 공개됐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