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공정경쟁포럼 열려
‘내부거래규제 현황 및 개선방안’ 주제 논의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기업에 대한 내부거래 규제가 오히려 정상적인 거래까지 위축시키는 등 취지에서 벗어나 비효율을 낳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곽관훈 선문대 법경찰학과 교수는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3회 대한상의 공정경쟁포럼’ 토론에서 기업 내부거래 규제에 대해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는 모회사의 자회사 지원이나 계열회사간 협조적 행위에 대해 경쟁법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우리나라는 공적 제재를 하는 경쟁법으로 규제하다보니 개별기업이 처한 환경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인 규제가 이뤄져 정상적인 기업성장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한 기업집단에 대한 경제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으로 기업의 내부거래를 규제하고 있다. 반면 미국이나 EU, 일본 등은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롭다. 그러나 한국은 지주회사 체제 기업집단이 사실상 모두 규제대상이 되고 정상적인 거래도 사전에 검증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는 등 기업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로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곽관훈 교수는 “모든 기업을 획일적으로 규제하다 보니 정부정책을 믿고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집단은 오히려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 되는 역설적 상황이 생겼다”면서 “기업의 특성에 맞는 내부통제시스템을 통한 자율적 규제로 전환하거나 지주회사의 본질을 고려한 내부거래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법의 내부거래 규제가 모호하고 예외도 엄격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었다.
곽 교수는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규제는 ‘부당성’, ‘정상가격’ 등 모호한 요건이 있어 기업이 사전에 해당 내부거래의 정상‧위법 여부를 자체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예외 허용사유 역시 요건이 엄격해 실제 허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호하거나 엄격한 요건은 기업에 사전 규제로 작용해 정상거래까지 위축시키고 있다”며 일본의 자율규제 사례를 참고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토론에 함께 참여한 황태희 성신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입법목적의 달성 효과에 대한 분석과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감시 등이 이뤄진 현실을 감안해 개선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실적으로 공정거래법의 개입이 불가피한 부분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성범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거래비용 절감, 자원의 효율적 배분 등 내부거래의 긍정적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와 부당지원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할 수 있도록 공정위 심사지침을 개정해 불확실성을 해소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 16일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거래총액 등 객관적 기준으로 부당지원을 규정하고 대법원 판례 등을 고려해 사익편취에 대한 예외인정 요건 등을 보다 구체화하기로 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날 토론을 주재하며 “내부거래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경영방식의 하나인데 부정적 측면만이 확대해석된 면이 있다”며 “규제 도입 당시와 시대적 상황이 바뀐 지금은 경제력 집중 억제라는 규제 차원에서만 접근하기보다 정상적·효율적인 내부거래는 폭넓게 허용하는 등 균형 있는 제도 설계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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