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위축 우려 속 분상제 개편카드

금융비용도 가산비로 인정 유력

단, 전방위적인 분양가 인상 불가피

‘로또분양’ 사라지면 청약자 감소 예상

“미분양 막으려면 실수요자 대출 넉넉히 해줘야”

분양가상한제 개편 ‘커밍순’…“미분양 막으려면 풀어야할 이 것” [부동산360]
사진은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정부가 6월 내 분양가상한제 개편안 발표를 예고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정비사업지 주택 공급을 지연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어온 분양가상한제가 개선되면 실질적인 공급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동시에 업계에서는 비싸진 분양가에 미분양이 날 것을 막으려면 실수요자 대상으로 대출 규제 완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1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원희룡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6월 중 분양가상한제 개편안 발표를 약속했다. 정비사업 단지의 공급이 대거 지연되고 있는 까닭으로 분양가 갈등이 있다고 판단, 분양시장의 숨통을 틔워준다는 차원에서 분양가상한제 개편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정부가 오는 8월 발표할 ‘주택 250만가구+α(알파)’ 계획의 차질 없는 달성을 위한 선결 과제로도 볼 수 있다.

개편안에 들어갈 내용으로는 조합원 이주비와 조합 사업비 등 금융이자, 영업보상비, 명도소송 비용 등을 가산비로 인정해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재 이 비용들은 분양가상한제에 반영할 수 있는 항목이 없는 상태다.

분양가는 택지비와 건축비, 가산비의 합이다. 지금까지는 실제 투입되는 비용과 비교해 실비 산정 항목이 너무 간소화돼 있었다. 특히 이주비 대출과 같은 금융비용은 정비사업지라면 예외없이 지출되는 항목인데, 이를 제하면 정비사업 순수익이 감소한다.

또,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비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발코니 확장 비용처럼 투입된 건설원가가 분양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개선에 나선다는 취지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전방위적인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업계는 정부가 추진 중인 제도개선안이 모두 시행되면 주변 시세의 50~60%인 상한제 대상 아파트의 분양가가 70~80%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업계에서는 실수요자 대상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의 유일한 순기능은 대상 지역에서 공급하는 아파트에 대한 청약 수요를 배가시켰다는 것”이라며 “기존 구축 아파트 실거래가와 신축 아파트 분양가 간의 괴리가 만들어낸 현상(로또분양)인데 분양가상한제가 개선되면 그 괴리가 축소되면서 청약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즉, 과거 대비 분양가가 상승하면 청약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대출 규제를 완화해 실수요 청약자를 유인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강 연구원은 또 “건설사 입장에서도 미분양은 좋지 않은데, 분양대금 납부 시기에 맞춰 공사비를 지급받는 계약이 대다수인 만큼 공사비 관리를 위해서라도 분양가상한제 개선과 더불어 대출 규제는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분양가상한제 개편 ‘커밍순’…“미분양 막으려면 풀어야할 이 것” [부동산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