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준硏·포스텍 공동연구팀, 물리이론 학습 AI 음향 시뮬레이션 개발

“AI가 소음변화 실시간 감지 최적화까지” 스마트팩토리 구현 가속도
AI 음향 시뮬레이션 기술 개요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공동연구팀이 음향 물리 이론을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AI 기반 음향 시뮬레이션 기술로, 음향‧소음‧진동 등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가전기기, 자동차 등의 제품부터 건물, 다리 등의 구조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의 음향‧진동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AI가 시뮬레이션을 거쳐 내린 의사결정을 즉각 반영해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번 성과는 특히 산업계에서 각광받는 신기술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에 적용 가능하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세계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든 뒤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하는 기술이다. 가상세계에서 장비, 시스템 등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유지·보수 시점을 파악할 수 있다. 공장 내부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사람 없이 AI가 공정을 제어하는 스마트 팩토리는 디지털 트윈을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디지털 트윈의 음향 시뮬레이션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은 일반 AI 기술과 공학분석용 계산법 두 가지다. 일반 AI 기술의 경우 학습한 데이터 범위 내의 계산은 빠르고 정확하지만 경험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응용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공학분석용 계산법은 정확도는 높지만 계산 소요시간이 길어 실시간 활용이 어렵다.

이번에 개발한 AI 음향 시뮬레이션 기술은 기존 기술들의 단점을 모두 극복했다. 일반 AI 기술에 비해 월등한 정확도와 돌발변수 대응능력을 갖췄으며, 공학분석용 계산법보다 계산 속도가 450배 빠르다. 높은 정확도와 초고속 해석능력, 변수에 대한 응용력을 모두 갖춰 디지털 트윈 실용화에 기여할 수 있다.

“AI가 소음변화 실시간 감지 최적화까지” 스마트팩토리 구현 가속도
왼쪽부터 이승철 포스텍 기계공학과 부교수, 이형진 표준연 박사, 이수영 포스텍 석박통합과정 연구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이를 가능케 한 기술의 핵심은 AI 신경망에 물리 이론을 직접 학습시키는 딥러닝 알고리즘이다. 소리가 퍼지고 반사되는 환경에 돌발상황이나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이론적 원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정확한 분석값을 내놓을 수 있다.

이형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는 “언어를 배울 때 생활 속 경험뿐 아니라 문법책으로 원리를 익히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배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AI 딥러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철 포스텍 교수는 “표준연과 포스텍이 각각 음향진동 분야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보유한 전문성을 합쳐 시너지를 냈다”며 “이번 성과를 디지털 트윈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도록 후속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기계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엔지니어링 위드 컴퓨터’ 4월 9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