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비롯 친윤 주축 공부모임 발족 예고에

차기 당권 다툼 염두한 세력화 시도 관측

권성동 “장제원에게 발족하지 말라고 전달”

“朴·MB 때, 이런 모임이 당의 분열로 이어져”

앞서 김기현·안철수도 공부모임 발족 예고

장제원 대통령 특사가 지난달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장제원 대통령 특사가 지난달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윤석열 정부 초기의 당 주도권 장악을 위해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선 ‘모임 정치’를 통한 세력화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장제원·이철규·이용호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공부 모임인 ‘민들레’(가칭) 발족을 예고하면서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친윤 그룹의 민들레 발족 움직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정협의체와 별도로 (모임이) 운영되는 것으로 비춰졌는데 정말 부적절하다”며 장 의원에게 발족하지 말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칫 잘못하면 계파 얘기가 나올 수 있고 윤석열 정부 성공에 방해가 된다고 본다”며 “과거 박근혜, 이명박 정부 때 이런 모임들이 당의 분열로 이어져 몰락의 길로 간 예가 많다. 단순 공부모임 이상으로 비춰질 수 있는 건 자제하는 게 맞고 그런 의도가 있는 모임이라면 제가 원내대표로서 앞장서서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대표 또한 전날 “당정협의 촉진을 위한 모임이라면 이미 공식적 경로로 당정대 협의체가 가동되는 상황”이라며 “세 과시하듯 총리, 장관 이름을 들먹이며 얘기하는 건 정부에 대해 부당한 압박을 가하는 것이고 국민께서 좋게 볼 이유가 하나도 없는 모임”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9일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9일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오는 15일 발족을 예고한 민들레는 ‘민심 들어 볼래(레)’의 약자로 국정현안에 대한 당정대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위해 대통령실·정부 부처 관계자를 초청해 정책 정보를 듣고 민심을 전달하겠다는 취지의 모임이다.

의원 전원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그럼에도 당내에서 민들레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건 참여 의사를 밝힌 30여명의 의원들 대다수가 범친윤 성향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장 의원이 참여하고, 의원 전원에게 공문을 보내 민들레 가입을 독려한 이철규, 이용호 의원 역시 각각 당선인 총괄보좌역과 대통령직인수위 당시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를 맡았다. 이 외에도 김정재·박수영·배현진·송석준 의원 등 대선 캠프와 인수위에서 역할을 맡았던 의원들이 모임의 주축을 이루면서 당 일각에선 계파정치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장 의원은 전날 “저는 우리 당 소속 의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순수 아침 개방형 의원모임에 한 명의 멤버로 참여의사를 밝혔을 뿐이다. 친윤 세력화니 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일축했지만 민들레 발족 목적에 대한 의심 섞인 눈길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차기 당권 다툼을 염두에 둔 친윤계 세몰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가운데, 앞서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안철수 의원 역시 공부모임 발족을 예고했다. 김 의원은 당내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라는 이름의 모임을 이달 중 발족할 것이라고 밝혔고, 안 의원은 국민연금 개혁 등의 어젠다를 논의할 공부모임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