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보다 나은 아우’가 시장을 새로 열고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바이오시밀러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바이오베터가 시장구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효과나 제형, 안정성 등을 개선한 생물학적 제제로, 바이오시밀러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받는다. 바이오시밀러가 임상 3상을 통해 오리지널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면 바이오베터는 효능이 더 뛰어난 것으로 확인된 것. 경우에 따라서 제형이나 안정성을 개선해 환자의 부담을 줄였을 때에도 바이오베터로 인정받는다.

국내에서 바이오베터 시장을 활발하게 개척하고 있는 곳은 셀트리온이다. 대표주자는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만든 ‘렘시마SC’(사진)다. 최근 유럽류마티스학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도 인플릭시맙 정맥주사제형(IV)보다 질병활성도, 관해율에서 개선된 치료 효능을 입증했다.

램시마SC는 효능 뿐 아니라 편의성에서도 오리지널이나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군보다 개선된 형태다. 정맥주사(IV)는 병원에서 맞아야 하지만 피하주사(SC)는 어디에서든 환자 자가투여가 가능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는 사용편의성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바이오베터 성격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오리지널인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는 자가주사제형이다. 주사할 때 앞, 뒤 안전장치를 제거하고 바늘로 찌른 뒤 바늘에 다시 안전장치를 장착하기까지 4단계를 거쳐야 한다. 임랄디는 바늘을 복부 깊숙한 곳에 대면 약 성분이 자동으로 주입되는 오토인젝션 방식을 도입해 편의성을 높였다. 보관기간도 휴미라와 다른 아달리무맙 성분 의약품들이 상온에서 14일인 것에 비해 임랄디는 28일이다. 상온 보관가능 기간이 2배나 길어 그만큼 환자 편의성이 증진된 것이다.

바이오베터는 개량신약으로 분류돼 신약에 준하는 별도의 임상을 거쳐야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셀트리온도 램시마SC에 대해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까다로운 임상 등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업계가 바이오베터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치열한 경쟁 속 수익성 측면에서 효율성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는 화이자 등 오리지널 개발에 전념했던 글로벌 기업까지 뛰어들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스페인이나 폴란드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오리지널보다 각각 25%, 40% 이상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는 정책을 펴고 있어 수익성에도 제한을 둔다. 반면 바이오베터는 독자적인 특허를 인정받는 까닭에 수익성 측면에서 기대가 크다. 램시마SC는 인플릭시맙 성분의 피하주사 제형으로는 최초의 제품으로, 셀트리온이 130여개국에서 특허를 출원해 20년간 독점권리를 인정받았다. 효능과 편의성 개선 효과를 앞세워 가격도 오리지널보다 높게 받을 수 있다.

이런 이점은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램시마SC는 최근 1년간 유럽시장에서 분기평균 매출 성장률 42%를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 중에서도 편의성을 개선한 임랄디는 지난해 유럽에서 전년보다 7.8% 늘어난 2억3340만달러(278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공략 3축(베네팔리, 임랄디, 플릭사비)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견제와 흔들기가 극심해진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살 길은 오리지널을 뛰어넘는 약효와 편의성 개선 뿐임을 대변한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