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우여곡절 끝 ‘우회지원’…관련법 개정등 지방채 발행 험난 시민단체 “미봉책에 불과” 일침…“근본적 대책 내놔라” 여진 계속
최근 누리과정 예산을 두고 정치권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가운데, 25일 여야 지도부 간의 담판으로 가까스로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이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합의에 대해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어 논란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여야 원내 수석부대표는 지난 25일 누리과정 무상보육예산을 시ㆍ도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해 충당하고, 지방채 이자를 정부가 보전하는데 합의했다. 특성화고 장학금, 초등 돌봄학교 등에 대한 교육부 예산을 국고에서 2000억원에서 5200억원 사이에서 증액해 반영키로 함에 따라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이번 합의에 대해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비판 성명을 쏟아냈다.
참여연대는 26일 성명을 통해 “이번 여야 간의 합의가 보육정책의 안정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라며 “정부의 ‘국가책임보육’의 공약을 약속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박근혜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를 약속하고 0~2세 영아 보육료 국가 전액 지원, 3~5세 누리과정 지원 비용을 증액한다는 내용의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또 “2015년 기획재정부 예산안에 3세 보육료를 전혀 편성하지 않고 만 3~5세 보육료에 대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충당하도록 했다”며 “이미 시도교육청은 2014년 5조원에 가까운 지방채를 발행해 누리과정지원을 위해 또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누리과정 예산 중에 어린이집 보육료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지출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며 “새누리당은 중앙정부의 누리과정 예산 지원이라는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교육청의 다른 사업을 국비로 지원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무상보육의 책임주체를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영유아보육법과 시행령을 개정해서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어린이집 담당 기관인 보건복지부 예산으로 편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도 이번 예산 편성 합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음 아고라 아이디 ‘mo**’을 쓰는 한 누리꾼은 “대한민국 국부의 근원이자 기초인 3~5세 아이들의 교육에 필요한 5600억원의 예산에 대한 책임전가로 4분기를 아주 졸렬하고 유치하게 보내고 있다”며 “보다 거시적이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당연히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누리과정 논란에 일침을 가했다.
아이디 ‘so**’는 “내친 김에 고교 무상급식 예산까지 반영하라”며 “지난 정부에서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으로 낭비한 거 회수하면 대학교까지 무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조섞인 글을 올렸다.
한편 일각에서는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방재정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채 발행 조건에 누리과정이 포함될 수 없어 법개정을 해야하고, 그 전까지는 예산 편성 자체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태형 기자/
th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