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고려대·한양대 등 서울 주요 대학서 축제
공연 관람 시 재학생·외부인 입장 구분시켜
졸업생도 외부인으로 간주해 불만 나오기도
온라인상에서는 ‘학교 학생증 양도’ 글 쇄도
“재학생 공간 마련…그들 위한 권리로 봐야”
“학교 축제 넘어 지역 축제 의미 있어 중요”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외부인을 완전히 막을 순 없겠죠. 그래도 대학 축제는 재학생이 구축해나가는 것이기에 재학생 구역을 별도로 마련해서 검문 과정을 엄격하게 하는 게 합리적인 듯 합니다.” 올해 축제를 처음 접하는 고려대 새내기인 박세라(19·여)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발발한 이후 몇 년 만에 대면 축제를 볼 기회가 생겨 부푼 기대감을 안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박씨는 “축제에서 재학생들을 위한 학교 측의 배려가 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년 만에 대학들이 대면 축제를 개최하면서 열띤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축제에서 외부인과 재학생을 구분 짓는 것을 두고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박씨처럼 재학생을 위해 어느 정도 구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맞서고 있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에서 축제가 열리는 대학은 고려대, 경희대, 건국대, 한양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이다.
특히 재학생과 외부인의 구분을 가장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이들은 졸업생이다. 이달 23일부터 축제가 진행되고 있는 고려대에서는 총학생회가 이달 27일 열리는 ‘입실렌티’ 축제 입장 티켓을 판매하는 기준을 재학생으로만 둬 해당 학교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불만을 드러내는 글들이 여럿 나왔다. 한양대 역시 가수 공연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자리인 ‘한양대존’의 출입 기준을 재학생으로 둬 재학생들의 학생증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기준에 대해 고려대 졸업생인 직장인 백모(28) 씨는 “재학생만 티켓팅을 하도록 한 것은 지나치지 않나 싶다”며 “‘고려대 재학생 행사’가 아니라 ‘고려대 행사’라고 본다. 우리도 학교의 일원이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선후배 관계가 매우 끈끈한 것으로 유명한 게 고려대인데, 재학생들만으로 축제가 이뤄지면 학교의 오랜 문화가 사라지는 것 아닌가 싶다”고 씁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처럼 재학생과 외부인 구별을 두려는 배경은 총학이 현재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을 최우선적인 대상으로 두고 있어서다. 정지호 한양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등록금과 학생회비 등 학생들의 최소 권리를 보장하고자 한양대 총학생회측에 근거해 한양존을 별도로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부인과 재학생들이 대학 공연장을 입장하는 데 있어 구분을 두는 탓에 해당 대학의 학생증을 양도 받으려는 암거래가 온라인상에서 발생하고 있다. 실제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한양대 학생증을 양도하거나 양도받으려는하려는 문의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24일 SNS에서 한양대 학생증을 양도받는다는 글을 올린 20대 여성 A씨는 “한양대 공연 출연진 중 내가 팬으로 좋아하는 가수가 나오더라. 좀 더 좋은 자리에서 보고자 학생증을 양도 받으려고 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공연 러닝 타임이나 구성이 단독 콘서트만큼 좋은 것은 아니지만 가격이 저렴해서 (학생증을)알아보려 한 것이었다. 대학 축제를 보러가겠다는 것은 단 30분만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보겠다는 의지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총학이 대학 축제에서 외부인과 재학생 간 차이를 두는 것을 차별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했다. 다만 대학 축제가 해당 학교 학생들만을 위한 축제가 아닌 지역 축제라는 의식은 가져야 한다고 봤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재학생들이 낸 학생회비와 등록금으로 연예인들을 불러오는 것이기에 재학생들이 공연 관람에 우선권을 두는 것은 그들에 대한 권리”라면서도 “대학 축제가 지역 축제이기도 하기에 지역 사회 기여를 위해 총학이 주민들, 졸업생, 타대생들이 축제에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