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중국의 ‘新차르’ 통치체제

봉쇄 정책 장기화로 인민들 여론 악화

올 4월 청년 실업률도 18.2% 치솟아

45년 만에 성장률 목표도 美보다 낮아

習 ‘공산당 수호자’ 내세워 민심 돌리기

전문가 “마땅한 정책적 옵션없다” 분석

올가을 3연임 성공속 권위약화 전망도

방호복을 입은 한 중국인 남성이 지난 23일 자전거를 타고 중국 상하이 (上海市) 거리를 지나고 있다. 뒷배경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포스터가 붙어 있다. [EPA]
방호복을 입은 한 중국인 남성이 지난 23일 자전거를 타고 중국 상하이 (上海市) 거리를 지나고 있다. 뒷배경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포스터가 붙어 있다. [EPA]
트럭이 지난달 27일 중국 상하이(上海市) 양산항에서 컨테이너를 운반해 옮기고 있는 모습. [신화]
트럭이 지난달 27일 중국 상하이(上海市) 양산항에서 컨테이너를 운반해 옮기고 있는 모습. [신화]
중국 상하이 (上海市) 시민이 지난 16일 마트에서 장을 보고 계산하고 있다. [신화]
중국 상하이 (上海市) 시민이 지난 16일 마트에서 장을 보고 계산하고 있다. [신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강타했을 때보다 상황이 안 좋은 부분들이 많다.”

서열 2위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난 25일 한 기자회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며 불만을 드러내며 한 말이다.

지난달 상하이(上海市) 봉쇄로 중국의 4월 경제 지표가 추락해 1분기 성장률이 4.8%를 기록하자, 시 주석의 제로 코로나를 둘러싼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5.5% 안팎으로 설정했다.

이를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1976년 이후 45년 만에 최초로 미국이 경제성장이 중국보다 더 빨라지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무리한 봉쇄 정책에 리 총리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과 학생들도 불만을 표출했다. 지난 4월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18.2%까지 치솟자 학생들의 우려도 터져 나온 것이다. 지난 15일 베이징대 학생들은 거리로 나와 봉쇄 정책 완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의 ‘수호자’ 서사, 이번엔 먹히지 않아= 시 주석은 “경제적 손실보다 중국인의 생명이 더 소중”하다고 주장하며 제로 코로나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 시행 초반에는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망자 수가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적었기 때문에 중국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지만, 경제적 부담과 타격이 장기화하면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미 시튼홀대의 아시아-태평양 분석가 앤드류 러드위그는 이를 두고 시 주석이 통치의 정당성을 본인 스스로 손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자주 내세우는 정치적 서사가 바로 중국 시민의 복지 증진과 국가의 성장, 영토 수호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시 주석이 “생명을 구하겠다”고 말하며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러드위그는 중국의 경제가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을 때 시민들의 신뢰는 낮아졌다며, 시 주석이 이것을 시의적절하게 끊어내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치 지도자들이 항상 장기적인 계획 달성을 위해 단기적으로 높은 비용을 감수하는 특징이 있다며 이것이 시 주석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제로 코로나를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을 인지하고 ‘투쟁’과 ‘강인함’등의 단어가 포함된 수사학을 통해 대중을 세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단어는 중국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단어로,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경우에 많이 쓰인다.

그러나 요르크 우트케 중국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회장은 시 주석이 대체할 만한 정책적 옵션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가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정보를 중국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크다”며 “코로나19 백신을 향한 불신도 깊다. 남아 있는 선택지는 제로 코로나 정책뿐”이라고 진단했다.

▶시 주석의 ‘1인 통치’로 커진 권위주의…3선 어떻게 되나= 올해는 시 주석에게 중요한 한 해다. 올가을 제20차 당대회에서 3연임 여부가 결정 나기 때문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자 시 주석의 3연임이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3선은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 주석이 원하는 정치 인사로 당을 꾸릴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사실상 시 주석이 ‘1인 통치’를 이어오면서 중국 공산당이 더욱 권위주의적인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샴보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시 주석은 부패와 무질서를 근절하겠다며 당을 강화했지만, 동시에 단일 지도자 통치하에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하향식 구조를 만들었다”고 짚었다. 특히 시 주석은 자신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정치적 충성도 테스트로 이용하며 정부 관리들의 충성심을 시험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반대한 리 총리뿐만 아니라 시 주석의 측근이 물러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권위가 약화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닐 토마스 유라시아그룹 분석가는 미 로스엔젤레스 타임스에 “시 주석이 원하는 정책을 지금처럼 강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 주석은 2049년까지 중국이 “완전히 발전한 부강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전문가들은 그가 막강한 지배력으로 중국 경제와 사회를 억제하고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자오 통 베이징(北京市)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수석 연구원은 “당 대회를 앞두고 안정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며 “시 주석이 펼치는 모든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안정성”이라고 강조했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