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근무’ 제주센터 가보니
기후위기 심화 ‘변칙태풍’ 늘어
실시간 정보 취합 최적경로 예측
7월부터 GIS 기반 서비스 오픈
“우리나라가 태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 전쟁터처럼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가죠.” 지난 25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국가태풍센터 상황실. 태풍예보를 담당하는 김동진 예보관은 여름철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할 때 상황을 설명했다. 상황실은 평소 직원 1명이 근무하다 태풍이 발생하면 직원 9명을 투입돼 총 10명이 근무하는 ‘비상체제’로 바뀐다. 김 예보관은 “태풍이 오면 바닷물이 뜨거워지기 때문에 수온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등 각종 정보를 취합해서 태풍 경로를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북서태평양 전역을 24시간 감시하는 국가태풍센터는 태풍예보는 물론 태풍에 대한 연구·정책 기획을 담당한다. 과거 우리나라는 주변 국가에서 태풍 정보를 받았으나, 국가태풍센터가 생기고 현재는 미국, 일본 대비 태풍 예보 정확도가 20% 높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최근 태풍센터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변칙 태풍’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들도 경로가 계속 바뀌었다. 함동주 국가태풍센터장은 제14호 태풍 ‘찬투’를 예를 들며 “중국 상하이 앞바다쪽에서 올라오다가 다시 내려갔다가 정체하고, 또 다시 올라와서 제주 남쪽으로 지나간 사례”라며 “태풍이 고기압을 뚫지 못하고 남하했다 다시 올라오는 등 주변 기압에 따라 태풍 상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태풍의 경로가 변화무쌍해진 원인에는 ‘한반도 기후 위기’가 있다. 대기를 구성하는 물질들이 변하면서 기후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부경온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부장은 “최근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메탄, 아산화질소, 육불화황 등 배경농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렇게 한번 높아진 대기오염물질 농도는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기상청은 기후 변화를 감시하기 위해 제주를 포함한 4곳에서 기후변화감시소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에 있는 고산 기후변화감시소에서는 온실가스 등 총 22개 요소를 측정해 기후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기후 위기의 영향으로 올해도 빠르고 경로를 알 수 없는 태풍이 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기뿐만 아니라 수온이 올라가면서 태풍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졌다. 태풍 발생 횟수는 줄거나 유지될 예정이나, 북서태평양에서 매우 강한 태풍이 발생할 수 있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올해 7월부터 기상청은 지난해 시범서비스를 운영했던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 태풍정보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한다. 새 서비스에서는 태풍정보 발표 시간도 하루에 2차례로 늘어나고 국민들이 확인할 수 있는 기상정보도 늘어날 전망이다. 함 센터장은 “태풍진로뿐만 아니라 태풍이 지나갈 때 어느 지역에 비가 제일 많이 오는지, 최대 풍속은 어느 수준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