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려 4000만원 실화야?” 80배 ‘껑충’ 무슨 일?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 1세대. [애플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골동품인 줄 알았던 20년 전 MP3플레이어가 승용차 한 대 값이라니….”

애플이 휴대용 MP3 플레이어 ‘아이팟’의 단종을 선언한 가운데 20년 전 출시된 아이팟 1세대 모델의 경매가격이 4000만원에 육박해 애플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어당기고 있다.

현재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에는 애플의 아이팟 1세대 화이트 미개봉 제품이 2만9999달러에 올라와 있다. 우리 돈으로 약 3790만원에 달한다.

제품 사진을 보면 아직 비닐을 뜯지 않은 새 제품으로, 제품 번호와 시리얼 넘버가 기재된 스티커도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이게 무려 4000만원 실화야?” 80배 ‘껑충’ 무슨 일?
최근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에 올라온 애플의 '아이팟 1세대 화이트' 미개봉 제품. 가격은 2만9999달러로 기재돼 있다. [이베이 홈페이지]

지난 2001년 출시된 아이팟 1세대는 당시 판매가가 399달러(약 50만원)였다. 20년 전에도 고가의 전자제품이었지만 노래 1000곡을 넣을 수 있는 5GB(기가바이트) 용량이 강점으로 꼽혔다. 기존 128MB(메가바이트), 256MB가 주류였던 MP3 플레이어시장에서 혁신적인 제품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단숨에 CD플레이어를 대체했다.

특히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최고경영자(CEO)로 회사에 복귀한 지 1년 만에 직접 행사장에 나와 아이팟을 소개해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 특유의 청바지와 검정 목폴라(터틀넥)를 입고 등장한 잡스는 “음악은 모든 사람의 삶의 일부”라며 “영원히 음악과 함께했고 항상 음악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아이팟은 2002년 2세대를 비롯해 3세대, 미니, 나노 등 후속 모델을 잇달아 내놓으며 전성기를 이어갔다.

“이게 무려 4000만원 실화야?” 80배 ‘껑충’ 무슨 일?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2001년 직접 나와 ‘아이팟’ 1세대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JoShuaG 유튜브 캡처]

그러나 2007년에 등장한 스마트폰 ‘아이폰’의 인기에 밀려 점차 내리막길을 걸었다. 아이팟 1세대 출시 21년 만인 올해 애플은 결국 아이팟 단종을 결정했다. 애플은 지난 10일(현지시간) 공식 뉴스룸을 통해 현재 남아 있는 재고만 팔고 더는 생산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아이팟을 두고 아쉬움을 표하는 애플 마니아들이 많은 가운데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는 1세대 모델 가격이 오히려 초고가에 형성될 만큼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 애플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아이폰, 아이패드에 앞서 애플의 초기 유명세를 주도했던 원조 인기제품인 만큼 상징성이 큰 ‘물건’으로 대접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