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쉽게 월 50만원 용돈벌이” 배달 알바보다 낫다, 뭐길래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 전업주부 전지희(35·가명) 씨는 최근 ‘카카오T 펫’ 기사로 쏠쏠한 부업을 하고 있다. 카카오T 펫은 일종의 반려동물 택시로, ‘펫기사’는 자차로 반려동물과 고객의 이동을 돕는다. 복잡한 절차 없이 구청 신고, 보험 가입 등만 거치면 누구나 가능하다. 전씨의 경우 어차피 반려견을 키우기 때문에 큰 어려움도 없다. 그는 “택시처럼 밤에 취객 상대할 일도 없고, 음식배달처럼 위험하지도 않다”며 “1주일에 이틀만 일해도 월 50만원 이상 벌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반려동물 전용 이동 서비스가 ‘N잡러(여러 직업을 가지는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음식배달 알바가 외면받는 상황에서 새로운 플랫폼 노동으로 부상 중이다. 퀵서비스, 택배, 택시 등에 비해 낮은 진입장벽이 장점이다. 운전면허, 일정 크기 이상의 자차만 있으면 가능해 차세대 부업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말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T 펫’은 최근 출시 한 달을 맞았다. ‘카카오T 펫’은 반려동물 전용 이동 서비스로, 반려동물과 함께 쾌적하고 전문적인 이동을 원하는 고객이 대상이다. 사람‘만’ 타는 건 불가하며, 반려동물은 최대 3마리까지 탑승할 수 있다. 1500만 반려동물가구를 타깃으로, 부업 커뮤니티에서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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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여기엔 낮은 진입장벽이 한몫했다. ‘카카오T 펫 메이트(기사)’는 일반택시와 달리 택시 면허가 필요없다. 관할구청에 동물운송업으로 등록 신청만 하면 된다. 가입비(18만4000원)를 지불하면 카카오T 측에서 운행을 위한 필수품을 지급한다. 2년 이상의 운전 경력과 경차를 제외한 차량(레이 가능) 보유자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부업 열풍’이 불면서 플랫폼 노동이 주목받고 있지만 주부, 직장인 등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만한 일자리는 많지 않다. 코로나 시국에 각광받았던 배달라이더는 배달 주문이 급감하며 수익이 예전만 못하다. 또한 이륜차 위주로 위험하단 단점이 크다. 퀵서비스도 일반인 부업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람 구하기 힘들다는 택시기사도, ‘일반인 카풀’이 막힌 국내 시장에서는 ‘그림의 떡’이다. 택시면허권 구매, 택시총량제 등 절차도 복잡하고 비용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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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 택시회사. 최근 택시기사가 줄어 빈 택시가 늘었다. [독자 제공]

‘펫 드라이버’가 각광받는 이유다. 반려동물 운송 서비스시장은 이전까지는 중소업체 위주였다. 그러나 지난달 카카오모빌리티가 출사표를 던지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T 앱을 이용한 호출이 가능해져 접근성도 늘었다.

아직 시장 초기지만 수익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주말 이틀만 일해도 월 50만원 소득은 거뜬하다. 카카오T 펫은 기본요금이 8000원으로, 일반택시보다 2.5배가량 높다. 대다수 픽업지가 동물병원, 미용실, 근교 공원 등이기 때문에 중장거리 호출이 많다. 택시에 비해 근무환경이 쾌적하다는 장점도 있다. 호출의 70%가 오전 9시~오후 6시에 집중, 취객을 상대할 필요가 없다. 실시간 수요 공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되는 사전확정요금제로, 요금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질 일도 없다.

다만 카카오에서 약 20%의 수수료를 떼어가기 때문에 연비가 관건이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량 소유주에겐 부업으로 적절하다. 그러나 최근 기름값 고공 행진으로 일반 휘발유차량이라면 수익률이 높지 않을 전망이다.